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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강행 초읽기…재계 헌법소원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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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25.08.18 17:47:30

경제6단체 "노조법 시행 1년 유예" 제안
'사용자 범위' 확대 등 수용 불가안 천명
근로자 손해배상 비율 설정 등 수용키로
"기업 제안 미반영시, 헌법소원 불가피"

[이데일리 김정남 정병묵 기자] 경제계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의 수정 처리를 위해 배수진을 치고 나섰다. 노조법 2조 일부 등 수용할 수 없는 선은 명확히 하되, 국회 통과시 1년 유예 기간을 갖자는 게 골자다. 재계 일각에서는 수정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헌법소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용자 범위’ 확대 수용 불가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그동안 경제계는 노조법 개정은 노사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함을 수차례 강조했다”며 “그럼에도 국회는 경제계의 제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 없이 노동계 요구만 반영해 법안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1일 예정된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더라도, 절대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강행 의지를 밝히면 통과될 수밖에 없다. 이날 공동성명은 국회 본회의가 임박한 가운데 경제계가 사실상 마지막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경영계는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레드라인’은 명확히 했다. 노조법은 제2조 2항을 통해 사용자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여기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포함했다. 현행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 외에 사용자 범위를 넓힌 것이다.

경제6단체는 이날 “사용자 범위는 현행법을 유지해 달라”며 “(개정안대로 처리된다면) 수십, 수백개의 하청업체 노조가 교섭을 요구한다면 원청 사업주는 건건이 대응할 수 없어 산업 현장은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봐도 개정안은 사용자 규정 자체가 너무 모호하다”며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법 집행이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또 노란봉투법을 통한 노동쟁의 개념 확대는 수용 불가 입장을 확인했다. 노조법 개정안 제2조 5항은 현행 규정 외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를 포함했다. 경제6단체는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더라도 사업경영상 결정은 반드시 제외해 달라”며 “산업 구조조정, 해외 투자 등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되면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정상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고 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1년 유예해야”

경영계는 아울러 노조법 개정안 제3조 3항 신설은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는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근로자에게 인정하는 경우 노조에서의 지위와 역할 등에 따라 책임비율을 정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경제6단체는 “불법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이 근로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노란봉투법 취지에 따라 손해배상액 상한을 시행령에서 별도로 정하고 급여를 압류하지 못하도록 대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시했다”고 했다.

경제계는 이와 함께 노란봉투법 1년 시행 유예를 이날 새롭게 제안했다. “최소 1년 이상 시간을 갖고 노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산업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기업들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내우외환(內憂外患) 위기가 오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다. 대외 리스크들이 산적한 가운데 국내 반(反)기업 입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SK하이닉스(000660)를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7% 줄었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대기업들이 이 정도다. 중견·중소기업들은 실적 부담이 더 커진 기류가 역력하다.

재계 일부에서는 여권의 강행 처리가 현실화하면 헌법소원 카드를 꺼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헌법소원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받은 국민이 헌법재판소에 구제를 청구하는 제도다. 또 다른 재계 고위인사는 “본회의가 열리는 21일까지 여론전을 이어가겠지만 기업들의 제안이 반영될 지는 불투명하다”며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헌법소원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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