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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엔 67명 사상, 이번엔 '0명'…경찰 '진공작전' 통했다

이재은 기자I 2025.04.04 20:28:41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당시 4명 숨져
경찰, '갑호비상' 발령 동시에 차벽 조치
기동대 228개 부대 2만여명 배치하기도
경찰버스 부순 남성 대해선 구속영장 검토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파면된 가운데 이날 헌법재판소 안팎에서는 8년 전과는 다른 모습이 포착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직후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 4명이 숨지는 등 6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과는 달리 부상자 수가 사실상 0명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헌재 주변 150m를 진공 상태로 만든 경찰의 대처가 실효성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주변과 안국역 일대에 경찰차벽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서울 종로 일대에서는 2명의 경상자가 발생했다. 모두 길을 걷다 넘어져 현장에서 처치받은 이들로 집회 참가 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인원은 0명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체포된 현행범은 1명으로 확인됐다. 헌재 인근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경찰 버스 유리창을 곤봉으로 깬 남성으로 기동대원들의 추적 끝에 붙잡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술에 취한 지지자나 일부 유튜버들이 취재진을 향해 욕설하거나 달려들고 차로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대기하던 경찰이 이격 조치함에 따라 물리적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하루 앞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 도로에 경찰차벽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와는 달리 유혈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던 배경에는 경찰이 헌재 인근을 차벽으로 둘러싸는 등 조치를 했다는 데 있다.

경찰은 2017년 박 전 대통령 파면 당시에도 발령됐던 최고 단계 비상 체제인 ‘갑호비상’과 더불어 전국에 기동대 228개 부대 2만여명을 배치하고 지난 2일 헌재 반경 150m를 차벽으로 둘러싼 바 있다. 이 같은 ‘진공 상태’를 위해 경찰버스 등 200여대가 투입되기도 했다.

또 안국역 1번·6번 출구, 수운회관과 운현공, 현대 계동사옥, 재동초교 인근 양방향 도로는 모두 차량 통행이 통제됐으며 시위자들의 접근도 차단됐다.

경찰은 종로 및 중구 일대를 특별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분류한 뒤 서장 8명이 각 구역의 ‘책임 서장’ 역할을 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 기동대와 별도로 기동순찰대, 지역경찰, 교통경찰, 형사, 대화경찰 등 1500여명이 배치됐다.

헌재 인근에는 경찰특공대가 배치됐으며 기동대 또한 캡사이신 분사기와 경찰봉 등 장구도 준비하는 등 만일의 유혈 사태에 대비했다. 안전 펜스와 매트 등 보호장비가 동원된 것과 별개로 전날부터는 전국 경찰서에서 보관하는 총기·도검 출고가 금지되며 헌재 인근 드론 비행 또한 차단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안국역 5번 출구 앞에 세워진 경찰버스 유리창을 곤봉으로 파손한 남성에 대해서는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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