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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SMIC, '첨단 집중' 리밸런싱…삼성·TSMC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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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정 기자I 2025.06.12 17:27:39

'8인치 공정' 자회사 닝보 매각…구형 손 뗀다
12인치 등 첨단에 집중…"핵심 사업에 도움"
삼성과 점유율 차이 단 1.7%p…TSMC도 긴장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SMIC가 리밸런싱(사업재편)을 통해 구형 사업을 정리하고 첨단 노드에 집중한다. 좀처럼 수요 회복이 더딘 8인치 레거시(구형) 공정 사업을 매각하며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산업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SMIC는 최근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성장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 등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SMIC)
12일 업계에 따르면 SMIC는 자회사인 SMIC 닝보의 지분을 중국 반도체 설계 회사인 고크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 매각한다. 고크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SMIC 닝보의 지분 14.83%를 전부 인수하게 되면 총 94.37% 지분을 차지할 예정이다. SMIC가 사실상 자회사 닝보의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셈이다.

SMIC가 닝보를 매각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내부 잡음과 실적 부진이다. 자회사 닝보는 레거시 공정으로 불리는 8인치 생산라인 N1과 N2를 보유하고 있다. 8인치는 주로 90~180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에 적용된다. 초미세 공정에 쓰이는 12인치와 달리 AI 열풍에 올라타지 못해 좀처럼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SMIC 닝보의 순손실은 지난해 8억1300만위안(약 1528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만 1억5000만위안(약 284억원)을 추가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번한 경영진 교체와 주주 내분 등도 매각 요인으로 꼽힌다.

SMIC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첨단 노드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MIC는 올해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에 공급할 5나노 칩 양산을 준비하며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 주력하고 있다. 수익이 부진한 8인치 웨이퍼 사업을 접고 12인치에 집중해 최첨단 칩 생산에 집중할 전망이다. SMIC는 공시를 통해 “이번 거래는 회사가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SMIC는 글로벌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MIC의 올해 1분기 시장 점유율은 6%로, TSMC(67.6%)와 삼성전자(7.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005930)와 점유율 차이는 단 1.7%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TSMC와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모두 감소했지만 SMIC만 홀로 증가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SMIC가 삼성전자를 추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압도적인 1위인 TSMC마저 긴장하는 기류다. SMIC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에 더해 소비 진작책인 ‘이구환신’ 영향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의 주문이 확대되는데다 저가 경쟁 전략으로 고객사 주문도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에서도 이제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SMIC를 견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SMIC는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아닌 구형 심자외선(DUV)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율 문제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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