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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C가 닝보를 매각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내부 잡음과 실적 부진이다. 자회사 닝보는 레거시 공정으로 불리는 8인치 생산라인 N1과 N2를 보유하고 있다. 8인치는 주로 90~180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에 적용된다. 초미세 공정에 쓰이는 12인치와 달리 AI 열풍에 올라타지 못해 좀처럼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SMIC 닝보의 순손실은 지난해 8억1300만위안(약 1528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만 1억5000만위안(약 284억원)을 추가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번한 경영진 교체와 주주 내분 등도 매각 요인으로 꼽힌다.
SMIC의 이번 조치는 단순한 자산 매각을 넘어 첨단 노드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SMIC는 올해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에 공급할 5나노 칩 양산을 준비하며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 주력하고 있다. 수익이 부진한 8인치 웨이퍼 사업을 접고 12인치에 집중해 최첨단 칩 생산에 집중할 전망이다. SMIC는 공시를 통해 “이번 거래는 회사가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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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SMIC가 삼성전자를 추월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압도적인 1위인 TSMC마저 긴장하는 기류다. SMIC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에 더해 소비 진작책인 ‘이구환신’ 영향으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의 주문이 확대되는데다 저가 경쟁 전략으로 고객사 주문도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TSMC에서도 이제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SMIC를 견제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SMIC는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가 아닌 구형 심자외선(DUV) 장비를 사용하기 때문에 수율 문제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