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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요구하니 합의가 먼저라더라"…분노한 아리셀 유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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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보경 기자I 2025.07.22 17:52:10

합의 안한 유가족들, 여전히 5명 남아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여기까지 안 왔을 것"
22일 최종변론에서 엄벌 탄원할 듯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조금 더 잘 살아보려고 한국에 왔는데 목숨까지 뺏기는 상황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민변 노동위원회)가 22일 연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유가족 증언대회 및 법률지원단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유가족인 문영생씨가 말을 하다 말고 울먹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22일 연 ‘아리셀 중대재해참사 유가족 증언대회’에서 피해자 유가족들이 심경을 털어놓고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이들은 지난해 9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리셀 측이 법정에서 변명만 늘어놓는다며 억울한 마음을 토로했다. 유가족인 최현주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나와 “남편은 연구소장이었고 박중언 본부장과 인간적인 관계도 있었다”며 “(아리셀 측이) 사고를 일부러 내지는 않았을 것이고, 제정신이 아니겠다고 생각해 사고가 일어난 날에는 다른 유가족한테 ‘기다려보자’고 얘기했다”고 했다. 이어 “그때 나한테 사과를 하고 안아주고 울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유가족을 대하는 태도에서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꼈다”고 분노했다.

최씨는 “재판에서는 돌아가신 사람들한테 책임을 미루더라”며 “남편이 보낸 메일을 일부만 인용하면서, 남편이 지시한 것처럼 주장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메일에는 미세발열배터리는 2~3일 놔두면 괜찮다는 문장도 있었지만, 6개월 정도 공정을 멈추고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면서 “(아리셀의 주장은) 황당무계하고 작위적인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최씨는 “남편도 제대로 보내고 아이들과 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면서 “작년 말에 박중언 본부장이 교도소에서 안 좋은 마음을 먹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합의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는 “하지만 합의를 하면 사과를 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고, 조롱당하는 느낌이었다”면서 “사과를 받아야 남편을 제대로 보내줄 텐데, (아리셀과는) 대화도 할 수 없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한편 23명의 유가족 중 합의를 하지 않고 남은 사람은 5명뿐이다. 이에 대해 신하나 민변 변호사는 “유족들이 상황이 길어지고 생계 문제도 있다 보니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하지만 합의한 가족분들도 계속해서 재판에 나오고 있고, 울며 겨자먹기로 합의하기도 해 용서할 수 없다고들 하신다”고 말했다.

아리셀 형사재판 1심 최종변론은 오는 23일 오후 2시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된다. 이날 피해자 유가족 5명과 대리인의 진술 등이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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