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양국 간 우호적인 분위기가 자칫 중국의 공급 과잉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당분간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에탄 수출량은 하루 평균 49만2000배럴이며 이 중 약 46%가 중국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은 사실상 미국산 에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미국이 셰일가스 개발을 통해 에탄을 풍부하게 생산하고 있고, 가격 또한 저렴하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석유계 나프타보다 훨씬 저렴한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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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양국 간 상호 의존성이 높은 구조에서 미·중 관세 전쟁이 다시 격화될 경우 석유화학 산업은 양국 모두에게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4월 자국 석유화학업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미국산 에탄에 대한 125% 보복관세를 선제적으로 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중 갈등이 고조될 조짐이 보이자 업계에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관세 전쟁이 불거지면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낙관론과 함께 글로벌 교역 둔화로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비관론이 동시에 불거졌다. 결과적으로 지난달 우리나라 석유화학 수출은 전년대비 20.8% 줄어든 32억달러를 기록하며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됐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고율 관세 기조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가 수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미·중 무역 갈등 완화 또한 단기적으로는 중국발 공급 과잉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관세 부과와 철폐에 따른 영향은 수입 비중이 큰 에탄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중간 화해 분위기 속에서 중국의 에탄 수입이 다시 증가하고, 이를 활용한 중국 화학 설비 가동률도 높아질 수 있어 국내 기업들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