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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노조는 그동안 고용 승계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인수를 반대했다. 매각을 위한 실사도 거부하며 협상을 가로막았다. 이에 예보는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메리츠화재는 전체 직원의 10%를 고용 승계하고, 나머지 직원에게 위로금 250억원을 지급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했다. 협상이 장기화하면서 매각이 결국 무산됐다.
금융당국은 MG손보의 청산 가능성을 포함해 세 가지 정리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가 공개 매각, 청산·파산, 가교 보험사 계약 이전이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한 지 3년이 지났다. 매각 지연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했다”며 조속한 조치를 예고했다.
만약 MG손보가 청산하면 124만명의 보험 가입자가 영향을 받게 된다. 현재 156만건의 계약이 유지되고 있으며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 보호된다. 하지만 이를 초과하는 금액은 보장되지 않아 소비자 피해 규모가 최대 1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실손보험 가입자들은 같은 조건으로 재가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 아울러 MG손보 임직원의 대량 실직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금융당국이 메리츠화재의 ‘고용 승계 없는 P&A 방식’ 인수를 승인하면서 노조에는 ‘고용 승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한 것은 이중적 태도다”며 “매각 협상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메리츠화재에 끌려다녔고 법과 원칙을 자의적으로 적용한 결과가 매각 실패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보다 교보생명을 선호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손해보험 자회사가 없어 고용 승계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크리라 기대한다. 교보생명은 최근 어피니티 컨소시엄과 7년간 이어온 풋옵션 분쟁을 종결하며 인수 여력이 커졌다. 지주사 전환이 우선 과제지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과반 지분을 확보한 만큼 추가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동진 사무금융노조 손해보험업종본부장은 “2022년 교보생명이 사모펀드 핵심 출자자로 MG손보 인수를 검토했었다”며 “당시에는 인수 비용 부담이 컸지만 지금은 P&A 방식으로 부담이 줄어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손보사 매물이 희소해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손보사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최근 AXA손해보험과 카카오페이손보는 매각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혀 인수 가능성이 줄었으나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적극적으로 매각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