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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헬기 중심 산불 진화 한계…수송기 기반 진화 체계 도입해야"

김관용 기자I 2025.03.28 17:30:45

유용원 의원, 모듈형 공중화재 시스템 도입 주장
헬기 담수량 용량 제한적, 대형 산불 진화 역부족
야간·안개·연기·강풍 등 상황에서도 운용 어려워
대용량 담수·기상 제약 덜 받는 수송기 기반 필요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대형 산불로 인해 진화에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헬리콥터 대신 공군 수송기를 활용한 모듈형 공중화재 시스템, 즉 마프스(MAFFS·Modular Airborne Fire Fighting System) 도입 주장이 제기됐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최근 발생한 산불 사태와 관련, 기존 대응 체계의 한계를 지적하며 공군 수송기(C-130 및 C-390)에 마프스를 연계한 고정익 기반 산불 진화 체계 도입 검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

우리나라는 그동안 헬기 중심의 산불 대응 체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헬기는 담수량이 1000~3000리터(L) 수준으로 대형 산불 진화에는 역부족인게 사실이다. 또 시계비행 조건으로 야간·안개·연기·강풍 등의 상황에서는 운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경남 산청군 산불 현장에서는 블랙호크와 치누크 헬기를 투입하려 했지만, 짙은 안개와 연기 탓에 이륙하지 못했다. 경북 의성에서는 헬기가 연기에 가려진 전깃줄에 걸려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헬기 운용 여건도 열악하다. 산림청 보유 산불 진화의 주력인 KA-32(3000L급) 기종의 중형 헬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부품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29대 중 8대가 멈춰있다. S-64 대형헬기 7대 중 5대만 가동 중이다. 전체 50대 중 5000L 초과 기종은 7대, 1000~5000L급은 32대, 1000L 미만은 11대에 불과하다. 정비 문제로 인해 실제 투입 가능한 헬기는 하루 평균 25~30대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육군 치누크 헬기(CH-47)가 지난 26일 경북 의성군 안계면 개천저수지에서 밤비바켓(물주머니)에 산불 진화용 물을 급수하고 있다. 치누크 헬기는 한 번에 최대 5000 리터의 물을 뿌릴 수 있다. (사진=육군)
이에 따라 산림청은 그간 공군 C-130 수송기에 마프스를 탑재한 진화 체계 도입을 요청해왔다. 공군에서도 마프스 도입을 검토한 바 있지만, 작전성과 안전성 등의 문제로 추진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마프스는 미 산림청을 포함해 전 세계 14개국에서 도입해 운용 중인 고정익 기반 모듈형 산불 진화 시스템이다. 별도 기체 개조 없이 C-130 수송기 내부 화물칸에 장착할 수 있다. 약 1만1000~1만3000L의 소화제를 단 5초만에 고속 저공 비행으로 투하해, 폭 20m 길이 400m 규모의 방화선을 형성할 수 있다.

한 번의 임무 후 기지로 복귀해 약 20~30분 내에 재출격이 가능하다. 이는 산불 초기 확산을 차단하고, 광범위한 지역에 반복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특히 마프스는 주·야간 모두 운용이 가능해 야간 진화 작업의 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유 의원은 마프스에 대해 “평상시에는 수송기로서 본연의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산불 등 재난 발생 시에는 신속히 화재 진화 플랫폼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서 “이는 전력 운용 효율성과 예산 절감 측면에서도 큰 장점을 갖는다”면서 “매년 반복되는 대형 산불과 피해 규모를 고려할 때, 이제는 보다 적극적인 재검토와 실질적인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프스는 세트당 80억~10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초대형 헬기 한 대가 약 350억 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또 마프스는 산불 진화에 국한되지 않고, 해양 유류 유출 사고 대응 시 유처리제 살포 등 다목적 재난 대응 장비로 전환해 운용할 수도 있다. 범정부 차원의 통합 대응 체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공군은 브라질의 최신 대형 수송기 C-390 3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C-130 수송기 보다 넓은 내부 공간과 탑재 능력을 갖추고 있어 마프스 장비의 장착과 운용이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마프스 장비가 C-390에 장착 가능하다는 기술적 인증도 확보된 상태다. 소화제 탑재 능력도 더 뛰어나다.

유 의원은 “공군의 C-390 도입 계획에 마프스 장비 탑재 연계를 포함하고, C-130 수송기와 병행 운용하는 체계를 확대해 나간다면 산불 대응 능력은 한층 향상될 것”이라며 “이는 단순한 장비 도입을 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정부와 군의 책임 있는 대응이자,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대응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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