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재개를 위해 거점점포 운영방안을 이번 달 금융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매채널은 인적·물적 요건을 맞추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국 발표 이후 몇 개의 거점점포를 운영할지 계속 논의해왔다”며 “이르면 이달 중 당국에 거점점포 운영 안을 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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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 6개월 만에 판매 재개를 앞두고 은행별로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유일하게 ELS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던 우리은행이 거점점포 준비에 가장 적극적이다. 우리은행은 H지수 ELS 판매금액이 400억원대로 다른 시중은행의 2% 정도에 그쳤던 데다 그에 따라 불완전판매 사례도 적어 판매를 계속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 ELS 판매금액은 약 6조원으로 ELS 상품 가입 희망자의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수료 이익도 늘었던 만큼 우리은행으로서는 전국 200~250개 거점점포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 또한 펀드 상품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지만 WM 명가 입지에 맞게 거점점포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른 은행은 영업지역별 거점점포를 설치한 후 조금씩 늘려가겠다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자산관리 특화 점포인 PWM채널 25개 센터와 제주지역 1개, 지역본부별 1개씩 40곳 등 총 70개의 거점점포 운영을 고려하고 있다.
H지수 ELS 판매금액이 가장 많았던 국민은행은 영업지역별로 균등하게 거점점포를 운영해 특정 지역에 쏠리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전국 영업부 18곳과 대도시 등에 거점점포를 선정해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이 점포 레이아웃 등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은행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당국과 소통을 바탕으로 고객 접근성을 고려해 최대한 많이 설치하려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당장 수백 개 거점점포를 운영하기보다는 단계적인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별로 숫자를 꼭 맞출 필요는 없다. 다만 재개 초기부터 최대치로 운영하기보다는 작은 숫자부터 시작할 수 있다”며 “각 은행이 영업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거점점포를 어디에 얼마나 마련할지 정하도록 하는 것이 개선방안의 기본 취지이지만 준거가 되는 숫자 범위를 조금 살펴보기는 할 것이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개선방안에 따르면 은행은 거점점포 내 다른 창구와 물리적으로 분리한 ELS 판매 전용공간을 갖추고 관련 자격증과 3년 이상 판매경력을 보유한 전담직원을 배치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은행연합회 등 업계와 금융당국이 태스크포스(TF)를 통해서 조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