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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만약 의원 면직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달 중순 ‘직권면직심사위원회’를 열고 이들에 대한 직권면직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의원면직은 본인 청원에 따른 사직이고, 직원면직은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면직 처분하는 것으로, 사실상 윤석열 정부 출신 별정직 공무원을 이달 내 정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대통령실 별정직 공무원들은 관료 출신이 아닌 이들로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 불린다. 정부 부처에서 대통령실로 파견을 온 관료 출신 공무원들은 ‘늘공(늘 공무원)’이다. ‘어공’과 ‘늘공’이 섞인 대통령실 전체 직원은 443명으로, 지난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자 ‘늘공’ 189명은 돌연 기존 부처로 돌아가 대통령실이 텅 비게 됐다. 이에 이 대통령은 늘공들에 복귀 명령을 내렸고, 이 중 177명이 다시 대통령실로 돌아왔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사무실로 왔는데 꼭 무덤 같다. 아무도 없다. 필기도구를 제공해 줄 직원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런데데 ‘어공’들이 사직도 하지 않고 업무 복귀도 하지 않으면서 대통령실은 인력 부족으로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파견을 온 ‘늘공’이 매일 밤샘 근무를 하다가 실신해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 지난 11일 밤 대통령실에 파견을 온 국세청 소속 공무원은 인사 검증 업무를 위해 매일같이 야근을 하다가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소식에 이 대통령은 “맡은 일은 걱정 말고 건강 회복에만 집중해줬으면 한다”고 위로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정부에서 임명된) 어공들이 지금 업무도 없는 상황에서 월급은 다 받아 가고 있다”며 “대통령실에 전혀 나타나지 않으면서도 사직 의사는 없다고 하는 분들도 있어 정리가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 출신 직원들은 정권 교체 후에도 자리를 유지하는 것은 ‘관례’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매일경제에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가 첫 출범했을 때도 문재인 정부 어공들을 몇 달 간 그대로 뒀고, 그 기간 우리는 무급으로 일했다”며 “우리도 그 기간 동안 못 받았던 월급을 지금 밀려서 받는 것이지 ‘알박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