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사업에는 총 10곳의 VC가 신청했으며, 메디톡스벤처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스파크랩파트너스, 스케일업파트너스, 데일리파트너스·IBK벤처투자 등 주요 운용사가 이름을 올렸다. 이 중 메디톡스벤처투자, BNH인베스트먼트, HLB인베스트먼트, 클레어보이언트벤처스 4곳이 서류 심사를 통과했으나, 최종적으로 BNH인베스트먼트 단독 선정으로 결론이 났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방식에 대해 “예고된 기준과 절차에 따른 평가 결과”라는 점은 수긍하면서도, 최근 바이오 투자 환경이 위축된 상황에서 공공 자금의 출자 방향이 보다 균형 잡힐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 중견 VC 관계자는 “과거에는 동일 분야에서 2~3개 GP를 선정해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단독 선정이 이뤄지면서 중소 VC들의 진입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인식이 있다”며 “업계 전반의 생존 기반이 약해지는 시기에 일부 강자에게 기회가 집중되는 구조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바이오 벤처 투자 시장은 전통 제약·헬스케어보다는 AI·딥테크 등 신기술 영역에 관심이 몰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민간 자금의 유입도 급감하는 추세다. 일부 운용사들은 “출자 없이는 펀드 결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공자금마저 집중화되면 중소형 VC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든다”고 토로하고 있다.
모태펀드 측은 이에 대해 “과거에도 비슷한 선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사업 목적에 맞춰 규모 중심으로 판단했다”며 “선정 기준과 평가 방식은 공고 시점부터 모두 투명하게 안내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가 단순한 심사 결과를 넘어, 출자사업의 정책적 방향성에 대한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한 벤처업계 관계자는 “모태펀드는 단순한 투자회수 수단이 아닌, 민간 자본의 흐름을 유도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정책 펀드라는 점에서, 형평성과 다양성이라는 원칙도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는 향후 유사한 출자사업에서도 단독 선정 방식이 반복될 경우, 대형 VC에 유리한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소 VC들의 성장 가능성을 고려해 출자 구조의 설계 다양화와 지속적인 시장 의견 반영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