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픈하는 자라 명동눈스퀘어점 3층 위치
돌담 이미지 채용, ‘수정과 라떼’ 등 차별화 메뉴도
스페인 등에 비해 작은 규모는 아쉬워
전면 개편한 명동눈스퀘어점, 고객경험 극대화 노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덕수궁 옆길을 연상케 하는 ‘돌담’ 형식의 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자연석의 질감을 느낄 수 있는 벽이 삼면을 감싸면서 마치 한국의 고궁 속 휴식 공간에 들어선 착각을 들게 만들었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정과 라떼’, ‘모나카’ 등 전통 음료·디저트도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제조·유통 일괄(SPA) 패션 브랜드 ‘자라’의 국내 첫 ‘자카페’ 현장이다.
 | 자라 명동눈스퀘어점 3층에 오픈한 ‘자카페’ 전경. (사진=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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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문한 자라 명동눈스퀘어점은 향후 자라의 확고한 매장 콘셉트를 체험할 수 있는 이정표 같은 매장이다. 기존 매장을 개편한 명동눈스퀘어점은 자라의 50주년인 9일 공식 오픈한다. 특히 해당 매장엔 국내 첫 자카페가 오픈해 기대를 모은 곳이다. 자카페는 자라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브랜드 카페로 현재 본사가 있는 스페인, 중국 등 매장을 운영 중이다.
명동눈스퀘어점 3층에 자리한 자카페는 각 도시의 전통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자라는 서울의 특징으로 돌담을 내세우며 한국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자카페의 대표 로고도 한국의 전통 등처럼 디자인해 카페 곳곳에 걸었다. 메뉴도 특별했다. 수정과 라떼는 한국 전통음료 수정과를 라떼로 만든 음료로, 명동눈스퀘어점 자카페의 대표 메뉴다.
다만 지난해 11월 자라가 처음으로 오픈한 스페인 마드리드점과 비교하면 규모와 구성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첫 매장의 경우 마드리드의 대표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돼 쾌적한 공간을 자랑했는데 명동점의 경우엔 비교적 면적이 작은 편이다. 또한 명동눈스퀘어점 건물 3층 일부에 자리하고 있어 다른 국가 매장들에 비해 접근도도 떨어진다. 자라 명동눈스퀘어점 방문 고객용 휴식 공간 같은 개념 정도로 느껴졌다.
 | 자카페의 대표 메뉴 ‘수정과 라떼’와 ‘모나카’. (사진=김정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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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라처럼 패션 브랜드들이 카페를 함께 운영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브랜드 ‘메종키츠네’도 자체 카페인 ‘메종키츠네 카페’를 한국과 일본 등에서 확대하고 있고, 미국 브랜드 ‘랄프로렌’도 지난해 9월 한국에 첫 ‘랄프스 커피’를 냈다. 이처럼 패션 브랜드가 카페 사업을 병행하는 건 고객층 확보 차원에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을 포함해 다양한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가장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 바로 고객 경험인데, 카페는 패션 브랜드의 철학이나 이미지를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자카페 오픈과 함께 전면 개편한 자라 명동눈스퀘어점은 서울의 감성을 곳곳에 담아냈다. 역시 고객 경험 확대에 중점을 뒀다. 고객이 쇼핑을 하다가 쉴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세부적인 컬렉션을 만날 수 있는 부티크 스타일의 공간도 마련했다. 1층 여성 코너만 하더라도 신발과 가방 전용 공간을 감각있게 구성했다. 또한 1층 입구에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옷장 형태의 제품 배치도 색다른 경험을 전달했다.
 | 누군가의 옷장을 들여다본다는 콘셉트의 제품 전시. (사진=김정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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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편의 또 다른 핵심은 온·오프라인 쇼핑의 유기적 연결이다. 모바일 앱을 통해 매장내 상품 위치나 재고를 파악할 수 있다. 온라인서 주문한 상품을 2시간내 매장에서 받아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1층부터 3층까지 각각 전용 계산대는 물론 고객이 직접 계산할 수 있는 ‘어시스티드 셀프 체크아웃 존’ 등이 곳곳에 배치돼 고객 편의성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피팅룸도 스마트하게 바꿨다. 피팅룸 앞에 빈자리 등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스크린이 있다. 또 피팅룸 바로 앞에 결제 공간도 마련돼 편의성이 높다. 또한 매장 곳곳에는 이전에는 없던 ‘방 형태’의 공간 등을 선제적으로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자라 관계자는 “향후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한국내 리뉴얼 매장에도 이 같은 콘셉트를 일부 적용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자라 명동눈스퀘어점은 이 지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주로 겨냥한 듯한 모습이다. 자라는 하반기 노원점도 매장 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라의 50주년은 고객을 모든 의사 결정의 중심에 두고 고품질의 패션을 접근 가능한 가격에 제공한다는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라며 “이런 뜻깊은 날에 자라만의 감성을 담은 자카페와 다양한 혁신 기술이 어우러진 명동 눈스퀘어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게 돼 매우 기쁘다”고 전했다.
 | 신발과 가방 전용 공간. (사진=김정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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