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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객 수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OTT 중심의 소비 트렌드 변화와 관람 패턴 다변화로 인해 기존 수준의 수익 구조를 회복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OTT 시장조차 최근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을 추진하는 등 몸집 불리기를 통한 생존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어, 영상 콘텐츠 산업 전반의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어떤 FI가 투자에 나설 것인지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시장 환경에선 단순한 구조조정 시나리오만으로는 FI를 설득하기 어렵다”며 “콘텐츠 산업 내 FI가 과거처럼 활발히 투자에 나서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MBK파트너스와 미래에셋PE가 2019년 투자한 CGI홀딩스는 아직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하지 못하고 있다. 당초 홍콩 증시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가 기대됐으나, 코로나19와 실적 부진 등으로 계획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이처럼 투자 회수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FI의 영상 콘텐츠 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영화산업 투자는 통상적으로 리스크가 큰 영역으로 인식된다. 펀드 운용사들의 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콘텐츠의 흥행 여부에 따라 손익 구조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만큼, 전통적인 FI 입장에서는 예측 가능성이 낮은 투자처로 분류된다.
여기에 유통사와 플랫폼 사업자 중심의 수익 배분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투자자의 몫이 제한되는 점도 리스크 요인을 가중시키는 요소로 지적된다. 이 때문에 많은 FI들은 철저한 밸류업 시나리오와 명확한 회수 전략이 제시되지 않는 한, 영화나 극장 산업에 선뜻 자금을 투입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특히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의 경우 이미 포화된 내수 시장 안에서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한다는 점에서, 합병 이후 시너지 창출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FI 유치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나 OTT와의 연계, 글로벌 콘텐츠 공동 제작 등 확장 전략이 없다면 매력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