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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아부하는 나토 총장에 ‘웃음 터진’ 美 국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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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현 기자I 2025.06.26 23:13:43

뤼터 총장, 트럼프에 지속적인 호감 표시
"지나치게 아첨한다" 비난 여론 들끓어
"트럼프의 언어를 구사...사실상 실익" 옹호도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장 마르크 뤼터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이란·이스라엘의 “아빠(daddy)”로 비유하는 등 지나친 아첨이 입길에 올랐다. 결국 이를 듣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웃음을 터뜨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25일 네덜란드 헤이그 나토 정상회의 기자회견 도중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뤼터 총장은 25일(현지시각)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던 중 이스라엘과 이란의 휴전에 대해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학교 운동장에서 싸우는 아이들에 비유하며 “맹렬하게 싸우는 아이들은 2~3분 동안 싸우도록 놔둔 다음에 화해시키기가 더 쉽다”고 말했다.

그러자 뤼터 총장은 “아빠(Daddy)는 때로는 강한 언어를 써야 할 때도 있다”고 맞장구쳤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서 네덜란드로 출발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두 나라의 휴전 위반을 두고 “빌어먹을(What the f***)”이란 욕설을 쓰며 분노한 것을 가리킨다.

이날 뤼터 총장은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해서도 “매우 인상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지향하는 인물이지만 필요할 경우 힘을 쓸 줄 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뤼터 총장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 내용으로도 이미 구설에 오른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뤼터 총장은 “당신은 또 하나의 엄청난 성공을 향해 헤이그로 출발했다”며 “당신은 수십 년간 누구도 이루지 못한 것을 해낼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Mr President, dear Donald”라고 부르기도 했다. 서구 사회에서는 공적인 관계라면 직함과 함께 성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뤼터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이름으로 지칭하며 친근함을 드러낸 것이다. ‘Dear’라는 표현도 편지의 가장 앞머리에 수신인을 알리는 경우가 아니면 애정이 담긴 표현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일련의 배경 때문에 뤼터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지나치게 아첨한다는 비난 여론이 들끓는 상태였다. 이에 결국 기자회견에서 뤼터 총장의 ‘아빠’ 발언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토 동맹국을 스스로 지킬 수 없는 아이로 여기느냐“는 질문이 터져나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부인한 뒤 “뤼터 총장이 나를 좋아하는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회견에 배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기자 질문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얼굴을 돌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첨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뤼터 총장은 “실제 트럼프가 아빠라는 것이 아니라 비유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선 뤼터 총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위를 맞췄기 때문에 나토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일부 회원국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적 충돌을 우려했지만, 실제로는 국방비 증액에 합의하고 회의를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알렉산더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외교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면서 “나토는 집단 방위라는 뿌리로 되돌아갔고, 이는 역사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유럽연합(EU)의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그는 트럼프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해할 수 있게 말을 하는 것“이라며 옹호했다.

한편 백악관은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는 모습을 편집해 ‘아빠가 집에 왔다(Daddy’s home)‘는 문구와 함께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한 영상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게시했다. 배경음악으로는 유명 가수 어셔의 ’헤이 대디(Hey Daddy)‘를 골랐다. 뤼터 총장의 ’아빠‘ 호칭을 활용해 본인의 자신감 있고 권위 있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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