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내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작년 장기신용등급 기준 등급상하향배율은 0.70배(3사 단순평균)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기록했던 0.75배보다도 낮아진 것이다. 등급상하향배율은 신용등급 상향 조정 건수를 하향 조정 건수로 나눈 값으로 1배 이하면 등급 하향이 상향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 기업 신용도 흔들었던 ‘부동산 PF’
작년 신용등급 하향 조정 속도가 가팔랐던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다. 부동산 PF 우려가 관련 업종 신용도를 짓누르면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이 집중됐다. 이에 따라 건설업종은 물론 금융업종의 신용등급 하향이 두드러졌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장단기등급 및 전망 기준 금융부문 등급상하향배율은 0.40배로 큰 폭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모습을 보였다. NICE신용평가 역시 금융부문 등급상하향배율이 0.43배를 기록하면서 하향조정이 크게 우세한 것으로 집계됐다. NICE신평의 경우 전년 금융부문 등급상햐항배율이 1.5배로 오히려 상향 우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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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금융부문의 경우 부동산PF 중심에 있는 건설업종을 비롯해 업황 악화에 따라 실적이 부진한 업종을 중심으로 등급 조정이 이뤄졌다. 석유화학이나 유통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선진국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나 전력기기 등은 신용등급이 오르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영규 NICE신평 수석연구원은 “작년 내수 시장은 위축된 모습을 보였지만 주요 산업은 수출회복세가 이어졌다”면서 “다만 중국 경기회복 지연과 글로벌 수급 부담이 커진 석유화학 등은 실적이 부진했던 점 등이 신용등급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주요 그룹별로는 롯데가 등급과 등급 전망 하향이 6개로 가장 많았고, SK가 4개, 신세계가 2개 순이었다.
◇ 올해도 ‘부정적’ 전망 우세
문제는 올해도 신용등급 방향이 상향으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12월 말 기준 한신평은 등급 전망 ‘긍정적·상향검토’ 17건, ‘부정적·하향검토’ 35건으로 집계됐으며 NICE신평 역시 ‘긍정적·상향검토’ 30건, ‘부정적·하향검토’ 47건으로 올해도 하향 방향이 우세한 분위기다. 한기평도 ‘긍정적’ 전망 25개, ‘부정적’ 전망 39개다.
특히 작년과 마찬가지로 업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화학, 건설, 철강업종과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의 등급 강등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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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종의 경우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일부 금융기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부동산 경기 위축 장기화로 여전히 부동산PF 부실화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저축은행과 증권 업종의 신용등급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정승재 한신평 연구원은 “국내외 거시환경이 불확실하고 경기저하가 지속되면서 올해도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업종별로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과 대응력에 따라 신용등급 차별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