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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방광살리기] 가을앓이인 줄 알았는데… 우울감을 키우는 방광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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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용 기자I 2026.11.01 0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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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전립선 방광살리기] 가을앓이인 줄 알았는데… 우울감을 키우는 방광질환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 ‘가을앓이’라는 말이 있다. 해가 짧아지고 찬 바람이 불면 까닭 없이 마음이 가라앉는다. 무기력이 찾아오고 생활의 활력도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 시기 유독 깊은 우울감에 빠지는 이들 가운데는 계절 탓만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과민성방광 환자들이다.

외출을 하거나 대중교통을 타다가 갑자기 소변이 마려우면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다. 여성이라면 고충이 더 크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시도 때도 없이 요의가 찾아오는데, 막상 화장실에 가면 시원하게 나오지 않는다. 과민성방광 환자들은 이런 스트레스를 매일 안고 산다.

과민성방광의 주된 증상은 빈뇨, 잔뇨감, 세뇨, 절박뇨, 야간뇨다. 만성방광염과 소변 증상은 비슷하지만 배뇨통이나 방광 통증은 없다. 통증을 일으킬 만한 염증이나 세균 감염, 다른 기질적 질환이 없다는 점이 다르다. 방광염이 아닌 ‘과민성방광증후군’으로 부르는 이유다.

두 질환이 겹쳐 나타나기도 한다. 39세의 한 여성 환자는 7년 동안 방광염이 재발했다. 내원 당시 염증 소견과 함께 1년째 극심한 소변 증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밤에는 1시간 간격으로 잠을 깼다. 소변을 보기 전 방광에 찬 소변은 88㎖였지만, 본 뒤에도 43㎖가 남았다. 절반 정도밖에 내보내지 못한 셈이다. 그는 나을 수 없다는 생각에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진료실을 찾았다.

먼저 염증성 방광염을 잡기 위해 한 달간 한약 치료를 했다. 이후 염증은 재발하지 않았지만, 오랜 투병으로 방광 기능이 약해진 데다 음주까지 즐겨 잔뇨와 빈뇨가 되풀이됐다. 이때부터 과민성방광 치료에 집중했다. 5개월여가 지나자 밤사이 10회 가까이 되던 야간뇨가 3~4회로 줄었다. 방광에 담을 수 있는 소변량은 119㎖로 늘었고, 잔뇨량은 18㎖로 줄었다.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던 환자가 다시 웃음을 찾은 것이다.

과민성방광은 중장년층에 많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 환자도 늘고 있다. 화장실이 신경 쓰여 모임과 사회생활을 피하게 되고, 불안과 우울이 겹치면서 자신감도 크게 떨어진다. 과민성방광 환자의 우울증 빈도가 일반인보다 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트레스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하지만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줘 방광을 더 예민하게 만들고, 빈뇨와 잔뇨감을 부추긴다. 증상이 우울을 낳고, 우울이 다시 증상을 키우는 악순환이다.

요의를 일시적으로 억누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임상에서 많은 환자를 만나며 필자가 내린 결론이다. 치료의 관건은 방광의 기능과 탄력을 되살리고 자율신경의 균형을 바로잡아 방광이 담을 수 있는 소변량을 늘리는 데 있다. 한약 치료는 예민해진 방광과 약해진 신장의 기능을 함께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둔다. 소변 증상을 다스려 일상의 불편을 덜고, 나아가 불안과 우울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되찾도록 돕는 것이 최종 목표다.

올가을 유난히 마음이 무겁다면 계절 탓만 하지 말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 보자. 원인을 바로 알면 우울의 굴레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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