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금융감독원은 로킷헬스케어 측에 코스닥 상장을 위해 제출된 증권신고서에 대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청했다. 정정신고서 제출 요청은 △증권신고서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 △중요사항의 기재 및 표시내용이 불분명해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 판단을 저해하거나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로킷헬스케어는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에 따라 3월 4일부터 10일까지 수요예측, 3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일반 청약 등 상장 공모 절차를 진행키로 했지만 중단됐다. 로킷헬스케어 관계자는 “금감원 측에서 증권신고서 관련해 보완 요청이 있었다. 사업 내용에 대한 부분과 매출 추정치에 관해 조금 더 보완하라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12일 회사 측은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수요예측은 4월 4일~10일까지로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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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발 핵심 기술에 대한 의문 부호
업계 일각에서는 로킷헬스케어 핵심인 당뇨발 재생 플랫폼 기술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기하고 있다. 캐시카우가 될 핵심 기술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면서 관련 매출에 대한 추정치에도 물음표가 달리는 상황이다. 로킷헬스케어 당뇨발 재생 기술은 당뇨 환자 자가세포를 활용한다. 자가지방유래 세포외기질(ECM)을 3D 바이오프린트로 패치 형태로 제작해 환부에 붙이는 방식이다.
하지만 활용하는 기기만 다를 뿐 과거에도 유사한 방식의 기술이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세포치료제 개발사 관계자는 “로킷헬스케어 기술은 환자 본인 복부에서 지방을 채취해 패치 형태로 제작하는 것인데, 과거에도 지방을 뽑아 원심분리하고 정제한 세포를 투여하는 방식이 있었다”며 “분리를 해주는 기계가 있었는데, 보통 미용적인 측면에서 많이 사용됐다. 다른 측면으로는 효능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당뇨 환부에서 완치 수준의 재생이 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과거 네이처셀이나 헬릭스미스 등도 비슷한 기술을 활용해 연골재생 치료제 개발 등을 시도했지만, 성공한 바 없었다”고 덧붙였다.
자가지방세포를 활용하는 것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또 다른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관계자는 “줄기세포 특성상 가능성이 있어 보이나, 임상을 위해 엄청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바이오 기업 고위 임원은 “줄기세포 중 성체 줄기세포는 한번 분화가 된 것이라서 안전하다. 그중에서도 지방줄기세포가 가장 안전하다”며 “가장 안전하다는 것은 가장 효과가 떨어지는 세포라는 것이다. 제대혈이나 골수에 비해서 재생 등의 어떤 변화 기능이 가장 떨어진다는 점에서 피부 재생에 큰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기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로킷헬스케어 측은 “세포기반 치료법이 아닌 ECM기반 치료법이기 때문에 세포특성상 기능이 떨어지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며 “세포를 정제해서 넣는 것이 아니라 환자 조직 유래 ECM을 사용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세포배양이 필요 없고, 세포 치료제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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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성 입증했다는 임상 결과에도 설왕설래
로킷헬스케어는 임상을 진행해 82.1%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터키, 인도, 미국, 말레이시아에서 5건의 임상을 진행했는데, 치료 효과가 확실하다고 보기에는 애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도 임상은 40명, 한국과 터키는 각각 20명이었다. 미국과 말레이시아는 10명으로 각 임상에서의 유효성을 입증하기엔 환자수가 적다는 지적이다. 로킷헬스케어 피부재생 플랫폼을 적용한 환자군 외 지방이식 없이 당뇨발 표준 치료법인 드레싱 치료를 한 대조군에서도 완치율이 37.5%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워낙 임상 참여 환자수가 적어 대조군와의 비교가 쉽진 않다. 로킷헬스케어 기술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대조군도 효과가 있어서 해당 기술에 따른 효과가 굉장히 좋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로킷헬스케어가 진행한 임상은 모수가 작아서 연구용 또는 마케팅용 임상으로 보여진다. 식약처 인증 및 승인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며 “ECM의 경우 알려지지 않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기술력이 없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원리만 보면 고전적인 기술인데, 첨단 기술을 접목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킷헬스케어의 임상 논문에서도 ‘해당 연구 결과는 당뇨병 환자의 족부 궤양 치료법으로 사용된다는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언급돼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전세계 당뇨 환자수는 6억1777만명으로, 이중 당뇨발 환자는 6681만명이다. 당뇨 환자 중 13% 수준으로 시장성이 작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로킷헬스케어의 추정 매출이 공격적이지만, 시장이 작다”면서 “효능 확인에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124억이던 매출 4년간 400% 이상 증가 가능할까
로킷헬스케어 측에 따르면 매출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2021년 67억원, 2022년 92억원, 2023년 124억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이후 4개년 동안 회사 측이 추정한 매출은 2024년 131억원, 2025년 238억원, 2026년 414억원, 2027년 655억원이다. 2023년 이후 4년 동안 400% 이상 상승한 수치다.
로킷헬스케어의 핵심 기술은 장기재생 플랫폼이다. AI, 의료용 3D 바이오프린팅, 일회성 의료 키트를 결합해 자체 개발한 장기재생 플랫폼으로 당뇨 환자의 발을 치료하는 피부재생 기술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당뇨 합병증으로 피부가 훼손된 당뇨발의 피부를 메울 수 있는 패치로 환부를 재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린팅을 위한 디자인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높은 정확도를 구현했다는 게 로킷헬스케어 설명이다.
추정 매출 역시 해당 분야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재생 매출은 2024년 46억원, 2025년 97억원, 2026년 172억원, 2027년 277억원이다. 재생재료 매출은 2024년 12억원, 2025년 27억원, 2026년 42억원, 2027년 51억원이다. 장기재생 플랫폼 분야인 장기재생과 재생재료 매출을 합하면 2027년 총 655억원 중 328억원으로 50%에 달한다.
이 외 주력 매출은 자회사인 로킷아메리카에서 발생하는 건강기능식품(2027년 매출 226억원)과 또 다른 자회사 로킷제노믹스의 유전체분석 서비스(2027년 매출 81억원)로 추정됐다. 따라서 로킷헬스케어의 대부분의 매출은 장기재생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구조다. 하지만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의료기기 등록을 완료했고, 2023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고 발표했지만, 드라마틱한 매출 상승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치료 편의성과 치료비용을 고려하면 로킷헬스케어 기술의 차별성이 돋보이지만, 여러 의문이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 측은 44개국에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고, 그 규모가 1조8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매출로 유입되는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회사 측도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당뇨발 치료는 증상과 치료 부위 크기 등에 따라 여러 치료가 활용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당뇨발 치료는 크게 △수술(피부이식술, 하지절단술) △음압치료 △생체재료제품(칼로덤) △시술(로킷헬스케어)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수술을 제외한 음압치료는 2일마다 1회 드레싱 교체를 해야 하고 비용은 400만원 가량이다. 테고사이언스의 생체재료제품인 칼로덤은 2주에 드레싱을 교체해야 하는데, 역시 비용이 400만원에 달한다. 반면 로킷헬스케어 피부재생플랫폼은 일회성 시술로 비용이 200만원에 불과해 가장 유리한 입장이지만 모든 당뇨발 치료에 활용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당뇨발 치료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당뇨발은 수술과 시술 등 여러 치료 방법이 있지만, 어느 하나가 주력으로 사용되기는 힘든 형태”라며 “당뇨발 증상과 크기 등 여러 상태에 따라 알맞은 치료법이 적용된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라도 폭발적인 매출 상승을 자신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