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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타바이오, APX-115 기술수출 도장 반쯤 찍은 상태…'장기투약 결과나오면 L/O'

김지완 기자I 2025.01.23 11:40:38
[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글로벌 빅파마들과 활발하게 기술수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압타바이오 관계자에게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아이수지낙시브(APX-115)의 기술수출(L/O) 진행상황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압타바이오는 유럽 4개국에서 140명을 대상으로 한 아이수지낙시브 임상 2a상 결과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같은 성과에 미국신장학회는 지난 2022년 아이수지낙시브 임상 2a상을 ‘올해 가장 핵심적 임상연구’로 선정했다. 당시 아이수지낙시브 임상은 3000여 연구 중 8대 성과로 꼽혔다. 아이수지낙시브의 우수한 임상 결과는 곧장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기술수출 협상으로 이어졌다.



21일 압타바이오에 따르면, 아이수지낙시브가 임상 2b상 환자 투약을 목전에 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각 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IRB)을 통과했다. 아이수지낙시브의 임상 2b상은 1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앞서 압타바이오는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아이수지낙시브 당뇨병성 신증 적응증으로 2b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장기투약 결과 나오면 곧장 팔릴 전망

글로벌 빅파마들은 아이수지낙시브 기술수출 협상에서 도장을 반쯤 찍은 상태로 파악됐다. 장기투약 데이터가 확인되면 계약성사가 유력하다는 평가다.

신혜성 압타바이오 연구개발본부 연구위원(이사)은 “빅파마들은 아이수지낙시브 장기 투약 데이터 결과를 확인하고 싶어한다”며 “임상 2b상이 24주간 진행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이수지낙시브 임상 2a상은 유럽 4개국에서 140명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했었다.

그는 “당뇨병성 신증은 만성질환”이라며 “하루 이틀 약 복용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빅파마 입장에선 장기투약에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고 부연했다.

임상 2a상에서 보여준 효능만으로도 충분히 기술수출이 가능하지 않느냐고 묻자, 신 이사는“빅파마들의 기술도입 전략이 달라졌다”며 “요즘 빅파마 기술도입 전략은 둘 중 하나다. 완전 초기 단계에 해당 치료제 기술을 갖고있는 플랫폼 전체를 사들이거나, 비싼 값을 주더라도 확실한 효능 데이터를 확인하고 난 뒤에 계약한다”고 전했다.

(제공=압타바이오)


APX-115 임상 2a상에서 중등-중증 환자 투여군은 ‘소변 알부민-크레아티닌 비율’(UACR)이 47% 감소했다. 반면 위약군은 UACR이 3% 줄어드는 데 그쳤다.

UACR 비율이 감소했다는 의미는 신장 기능이 정상화돼 소변에 섞인 단백질이 줄었단 의미다. 신장 기능이 손상되면 거름망 역할을 하는 사구체가 제 역할을 못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온다. 원래 단백질은 분자 크기가 커서 신장 사구체에서 여과되는 일이 거의 없다.

◇근본치료제+예방제 가능성, 관심 폭증

빅파마들이 아이수지낙시브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예방제, 근본 치료제 모두에서 높은 잠재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뇨병성 신증은 가장 흔하게 발병하는 당뇨병의 합병증이다. 고혈당, 인슐린 저항성, 혈관 내피세포의 기능 이상 등 혈당 조절에 문제 있을 때 지방이 포함된 단백질이 신장 혈관벽에 달라붙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손상되면서 사구체(미세혈관 덩어리)의 혈액 여과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다시 말해, 고혈당 상태 지속으로 신장 내 작은 혈관들이 손상되고, 이는 필터링 능력 저하로 이어진다. 초기 단계에선 관련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늦고,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신장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

아이수지낙시브는 이 같은 복잡한 병리학적인 특성을 가진 당뇨병성 신증 치료에 부합하는 작용기전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 이사는 “아이수지낙시브는 사구체에서 산화효소(녹스, NOX) 발생을 억제한다”면서 “산화효소 발생이 감소하면 활성산소 생성이 억제된다. 이는 신장(사구체 족세포, 세뇨관 상피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줄인다. 당연히 신장 염증이 줄고 섬유화가 감소하고 신장 기능이 정상화된다. 아이수지낙시브가 근본 치료제와 예방 치료제 모두에서 높은 기대를 받는 이유”라로 강조했다.

현재 시판 중인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들은 혈당 정상화를 통해 알부민뇨를 줄이거나 신장 염증·섬유화 억제를 목표로 한다. 아이수지낙시브처럼 당뇨병성 신증 근본 치료제는 없다.

◇시장 큰 데 경쟁 없어...NOX 저해제 부각에 몸값 급상승

아이수지낙시브 몸값은 크게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우선, 치료제 경쟁 상황이 제한적이다. 현재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로 바이엘의 케렌디아가 유일하다. 케렌디아는 지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0 신약 허가를 획득했다. 국내에선 지난해 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아 출시됐다.

문제는 케렌디아는 1분당 혈액을 걸러내는 양을 의미하는 ‘사구체여과율’이 25㎖ 미만인 중증 환자에게만 쓸 수 있다. 통상, 분당 여과율이 90㎖ 미만이면 신장 손상으로 간주한다. 여과율 90㎖ 미만 환자들은 혈당 조절제, 고혈압 치료제 등을 처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글로벌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2억9000만달러(4166억원)로 추산됐다. 해당 시장은 오는 2030년 17억6000만달러(2조5282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으론 녹스 저해제에 대한 글로벌 관심 폭증이다.

일본 아사히카세이는 지난해 5월 스웨덴의 ‘칼레디타스 테라퓨틱스’(Calliditas Therapeutics)를 11억660만달러(1조5880억원)에 사들였다.

신 이사는 “칼레디타스는 압타바이오와 적응증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다만, 칼레디타스는 압타바이오와 더불어 녹스 저해제로 임상단계까지 진입한 글로벌 유이한 바이오사”라고 말했다. 이어 “칼레디타스 피인수 이후 압타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칼레디타스 피인수 발표 이후 여러 글로벌 빅파마들이 압타바이오를 찾았단 후문이다.

그는 “아아수지낙시브는 식약처와 임상 3상 협의까지 마친 상태”라며 “국내 상업화와 해외 기술수출 투트랙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빅파마 요청에 임상 데이터와 후속 연구 결과 업데이트 등으로 적극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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