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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공동투자를 통한 PE·VC 투자는 총 423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그중 국부펀드의 공동투자 자금은 22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어난 규모다.
전체 공동투자 시장에서 국부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20.5%를 시작으로 △2021년 41% △2022년 62.6% △2023년 4월 52% 등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다수 연기금의 PE 투자 비중이 자산배분 목표 대비 초과한 상황으로 공동투자 시장에서 국부펀드의 기회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주요 국부펀드들은 급격한 금리 인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자산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연간 기준 전 세계 국부펀드 운용자산(AUM) 규모가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SW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국부펀드 AUM 규모는 10조6000억달러(추산)로 지난 2021년(11조5000억달러)보다 9000억달러 감소했다.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 1분기엔 다수 국부펀드가 자산가격 반등에 힘입어 수익률이 개선되었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는 주식 부문에서 높은 수익률로 지난 1분기 기준 투자 수익률이 5.9%를 기록했다. 호주 국부펀드(Future Fund)도 같은 기간 수익률이 3.4%로 집계됐다.
특히 최근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국부펀드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은 지난 4월 영국의 금융사기 예방 AI 기업인 ‘콴텍사(Quantexa)’의 1억2900만달러 규모 시리즈E 펀딩에 참여했고, 이스라엘 AI 기반 핀테크 기업인 ‘파가야 테크놀로지스(Pagaya Technologies)’에도 투자를 확대해 지분 9%를 확보했다.
유럽 VC 시장의 큰손으로 주목받는 아부다비 국부펀드(Mubadala)도 생성형 AI가 앞으로 IT 업계의 최대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꾸준히 투자를 확대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노르웨이 GPFG는 오는 8월 AI 관련 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상당한 투자 손실을 냈던 국부펀드들이 올해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긴축 우려가 완화하는 등 투자여건이 개선돼 적극적인 투자 활동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공동 투자는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투자 방식이라 많은 GP들이 고려하고 있다”며 “아직 경기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보단 국부펀드뿐만 아니라 모든 기관투자가가 활발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