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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은 2022년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최근 들어 오름세가 더욱 뚜렷해지는 분위기다. 전세 평균 기간이 4년으로 늘어나 물건 순환 속도가 느려진 데다 전세사기 등으로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빨라진 영향이다.
문제는 최근 들어 월세 공급 자체도 줄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1만 5164건으로 연초 2만 1634건과 비교해 29.1% 감소했다. 전세 물건 감소에 이어 월세 물건까지 줄어들면서 임차인 부담이 더욱 커지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 속에 강서·노원구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고액 월세 거래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거지로 평가받던 외곽 지역까지 월세 상승 압력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동 롯데캐슬시그니처(전용 59㎡)는 최근 보증금 1억 5000만원, 월 300만원에 신규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 강서구 마곡푸르지오(전용 114㎥)는 보증금 1억 5000만원·월 305만원에 월세 계약을 맺었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도 전세에서 월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2026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0% 수준이던 전국 월세 거래 비중은 올해 1~2월 누적 기준 68.3%까지 올라왔고, 수도권은 67.3%로 높아졌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서 ‘준전세(반전세)’ 계약이 늘면서 서울이 49.8%, 수도권은 50.7%가 월세 거래를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아파트 월세 거래 비중은 30%대 후반에 불과했다.
전세 공급 감소와 대출 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며 임차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금리 부담과 현금 흐름 확보 등을 이유로 반전세·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월세 부담 확대가 장기적으로 소비 위축과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청년층과 무주택 실수요자의 경우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주거비가 늘어나면 저축과 자산 형성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세와 월세 모두 공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임차 수요가 제한된 물량에 몰리며 가격 상승 압력이 계속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수요는 유지되거나 늘어나는데 공급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결국 공급 물량을 확충하는 수밖에 없다”며 “다만 아파트 공급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단기간 내 공급이 가능한 비아파트부터 빠르게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용 60㎡ 이하 소규모 비아파트에 대해 일정 물량까지 주택 수 산입에서 제외하는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