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서민지 정윤영 기자] KOK코인(KOK토큰) 다단계 사기 사건을 일으킨 회사 측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에서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거쳐 1200억원 넘는 자산이 은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당들은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출금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국 수사망을 교묘하게 피해 자금을 빼돌렸다.
10일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DFCIA)의 ‘KOK플레이 토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KOK재단 운영진 소유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법인 지갑)에서 2022년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외 8개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쳐 9190만 달러(10일 환율 기준 1230억원) 규모의 현금화, 코인 이전 등의 유출이 확인됐다. 온체인 분석을 통해 이같은 자금이동 경로가 확인돼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2조5000억원 넘는 전체 피해액 중 이번 온체인 분석으로 일부만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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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2022년 1월부터 9월까지 중국계 가상자산거래소 쿠코인을 통해 유출 자금의 대부분인 8200만달러(1100억원)를 은닉했다. 이때는 KOK플레이 한국어 서비스 종료 발표(2022년 3월), 시세 폭락(2022년초 7달러→2023년 11월 0.01달러)으로 피해자들이 속출하던 시기다.
또한 KOK코인 회사 측은 금융당국,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해외 거래소를 이용했다. 쿠코인, ZB, 비트렉스, 바이낸스, 바이비트, 인도닥스 등 해외거래소를 통해 빼돌린 규모가 8831만달러로 전체 유출 금액의 96%에 달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박정섭 팀장·구시현 주임연구원은 “당국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해외 거래소를 통해 유출하는 교묘한 수법을 썼다”며 “국내 관련 법 시행 전에 대부분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관련 규율을 포함한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 개정안은 2024년 5월28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같은 해 7월19일 시행됐다. 분석 결과 일당들의 자금 현금화 등 유출은 이같은 법률이 시행되기 전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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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들어 이같은 ‘돌려막기’ 방식의 운영이 더이상 어려워지면서 사업 모델이 무너졌다. 이후 이들은 투자자들이 맡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의 예치금을 국내외 거래소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빼돌렸다.
총책 한모 씨 등 일당은 해외로 도피한 상황이다. 김모 씨 등 주동자들은 불구속 상태로 현재 울산지방법원 형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9년 10월19일부터 2023년 7월2일까지 집계 결과 KOK코인 사건 피해자는 국내외 총 57만707명, 피해액은 총 2조5759억원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지금까지 드러난 자금 흐름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촉구했다. 피해자 단체는 지난 7일 울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자들의 계좌, 가상자산 지갑, 거래소 이동, 현금화 내역을 철저히 추적해 피해자 자금의 최종 행방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황석진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장(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은 통화에서 “KOK코인 사건은 전형적인 폰지 다단계 사기로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했다”며 “법원의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 이번 사건이 강력한 시금석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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