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딸 15층에서 던진 엄마...부부싸움 때문 [그해 오늘]

홍수현 기자I 2024.12.27 00:00:00

평소 채무 문제로 갈등 깊어
다툰 뒤 남편 집 비우자 분노 폭발
범행 전 "아이 던져버린다" 예고
재판서 "용서 말할 수 있도록 죗값 치르겠다"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2023년 12월 27일 광주지검이 생후 6개월 된 딸을 창문 밖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살인)로 친모 A(25)씨를 구속기소 했다.

(사진=게티 이미지)
A씨는 같은 달 3일 오전 6시 20분께 광주 서구 금호동 한 아파트 15층에서 생후 6개월 된 자신의 아기를 창문 밖으로 던져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부부는 평소 경제적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었다. 이날도 술을 마시고 남편과 부부싸움을 한 A씨는 남편이 집 밖으로 나가자 홧김에 딸을 주거지인 아파트 15층 베란다에서 창문 밖으로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전 남편에게 전화해 “아이를 던져버리겠다”고 말했지만 남편이 설마 하고 흘려들은 게 화근이었다.

집에 돌아온 남편은 집 안에 정말 아기가 없자 경찰에 신고했다.

주민에 의해 1층에서 발견된 아이는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는 즉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 씨 부부는 같은 달 1일에도 부부싸움을 하다 경찰에 가정폭력으로 신고됐지만 부부 모두 경찰에 처벌 의사가 없다고 밝혀 사건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법률 대리인은 법정에서 혐의는 인정했지만 A씨가 우울장애 등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주장했다. 또 A씨 남편도 일부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태어난 지 6개월 된 딸을 잔혹하게 살해해 가중 처벌해야 한다”면서도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범행 동기에 남편의 책임이 있는 등 다소 참작할 요소도 있어 양형에 반영했다”며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즉각 항소하며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씨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아무런 죄 없는 우리 아기를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났을 때 엄마를 용서해달라고 말할 수 있게 죗값을 받겠다”고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항소심은 1심과 동일한 징역 7년을 선고하며 A씨에게 10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에 대한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이 보호해야 할 피해자를 살해해 범행이 매우 무겁다. 범행 당시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하나 이를 이유로 감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우울증을 겪고 남편과 잦은 갈등을 겪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의 아버지인 피고인의 남편이 선처를 바라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원심의 형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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