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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매직…FC서울 10년 설움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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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 기자I 2026.10.26 00: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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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 바꾸고 선수 살린 김기동
부임 3년 만에 우승 약속 지켰다
5경기 남기고 정상 오른 FC서울
상암의 야유가 환호로 바뀌었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김기동 나가라”던 팬들이 이제 그의 이름을 목놓아 외친다. 김기동(55) 감독이 FC서울에 10년 만의 K리그1 우승을 안겼다. 서울을 맡은 지 3년 만이다. 선수마다 잘하는 일을 맡기고, 부진한 선수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준 결과였다.

FC서울 김기동 감독이 K리그1 우승 확정 후 선수들에게 헹가레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FC서울 김기동 감독이 K리그1 우승 확정 후 선수들에게 헹가레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은 지난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와 1-1로 비겼다. 승점 67(20승 7무 6패)을 쌓아 2위 울산 HD(승점 51)와의 차이를 16점으로 유지했다. 남은 5경기를 모두 져도 1위에서 내려올 일이 없다. 서울의 통산 7번째 리그 우승이자 김 감독의 첫 K리그1 우승이다.

처음부터 잘 풀린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포항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첫해인 2024년 4위, 지난해 6위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팀을 대표하던 기성용이 포항으로 떠나면서 팬들의 불만이 커졌다. 시즌이 끝난 뒤 중원 핵심이었던 제시 린가드(잉글랜드)까지 떠나자 전력이 더 약해질 것이라는 걱정도 나왔다.

김 감독은 팀의 중심부터 튼튼하게 만들었다. 그는 우승 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척추 라인을 완성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사람의 몸을 척추가 받치듯 골문과 수비, 미드필드의 가운데를 지킬 선수들이 필요했다는 뜻이다. 골키퍼 구성윤, 수비수 후안 안토니오 로스(스페인), 미드필더 호르보예 바베츠(크로아티아) 등이 그 역할을 맡았다.

경기 방식도 바꿨다. 최전방에 공격수 한 명을 세우던 방식에서 두 명을 두는 방식으로 바꿨다. 공을 오래 주고받는 것보다 상대 골문으로 빠르게 나아가는 데 힘을 쏟았다. 공격수도 상대를 따라붙으며 공을 빼앗는 일에 참여했다. 여러 선수가 함께 움직여야 효과를 낼 수 있는 축구였다.

골을 넣는 일도 여러 선수가 나눠 맡았다. 폴란드 출신 공격수 파트리크 클리말라(폴란드)가 16골을 넣었고, 정승원은 8골 7도움을 기록했다. 문선민과 안데르손 올리베이라(브라질) 등도 힘을 보탰다. 한 선수가 막히면 다른 선수가 나섰다. 서울은 33경기에서 리그에서 가장 많은 61골을 넣었다. 여름에 송민규가 유럽으로 떠난 뒤에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부진한 선수를 다시 살려낸 점도 눈에 띈다. 클리말라는 4월 부천전 이후 약 3개월 동안 골을 넣지 못했다. 팀에서 내보낼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김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에 체력 훈련을 시켰다. 클리말라는 7월부터 다시 골을 넣기 시작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도록 도운 것이 반등으로 이어졌다.

잘하는 선수에게는 기회가 돌아갔다. 시즌 초반 교체 선수로 밀려 있던 정승원은 7월 5골, 8월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두 달 연속 이달의 선수상도 받았다. 정승원은 “휴식기 전후가 가장 힘들었다”면서 “조직적으로 잘 준비한 덕분에 고비를 넘길 수 있었고, 휴식기 이후에는 더 앞서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치거나 혼내기만 하지 않았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뒤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이자 영상을 함께 보며 문제를 짚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도 물었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같은 질책을 반복하면 잔소리가 될 수 있다며 선수들을 품고 가겠다고 했다.

주장 김진수는 감독과 선수들 사이를 이어줬다. 김진수는 “김기동 감독님은 저에게 은인 같은 분”이라며 “지도자 김기동뿐 아니라 인간 김기동에게도 배우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감독이 따로 지시하지 않아도 선수들을 이끌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선수도 키웠다. 올해 프로에 데뷔한 손정범을 꾸준히 경기에 내보냈다. 손정범은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모은 ‘팀 K리그’에 뽑힐 만큼 성장했다. 우승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신인에게 경험을 쌓을 기회를 줬다.

김 감독은 우승 인터뷰에서 “2024년 1월 이 자리에서 ‘찬란했던 영광을 되찾겠다, 3년 안에 우승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감독으로서 여러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해 기쁘고, 무엇보다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가장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리그 우승은 여러 계획 중 하나의 목표를 이룬 것이라 상당히 기쁘다”면서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할 길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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