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투자, 헤지할까 말까…리스크 관리 유리한 쪽은?

김보겸 기자I 2023.03.22 00:01:00

해외 주식 투자 시 환율 노출시키는 언헤지 유리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원화로 해외주식을 투자할 때 환율 변동과 관계 없이 지수만 추종하는 환헤지(위험 회피)보다 환율에 노출시키는 언헤지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21일 금융데이터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글로벌 주식에 분산투자하는 대표 지수인 MSCI ACWI에 15년동안 헤지하지 않고 원화로 투자했을 때 리스크는 13%다. 같은 기간 미국 달러로 투자했을 때 리스크(17.5%)는 물론, 일본 엔화로 투자했을 때 리스크(21.2%)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해외 주식에 투자할 때 원화는 환노출을, 엔화는 헤지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수출이 전체 경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한국의 경제구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가 좋으면 원화가 강세를 띠고 해외주식 가격도 오른다. 그러면 원화 투자시 수익률이 미국 달러 수익률보다 줄어든다는 것이다. 반면 내수가 70%에 달하는 일본의 경우는 반대 현상이 벌어진다.

통상 환헤지를 하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인식과는 반대되는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박희운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본부 전무는 “해외주식 투자 시 헤지를 하면 오히려 리스크가 더 늘어나는 만큼, 원화로 해외주식을 투자할 때는 환을 노출시키는 것이 위험관리 차원에서 유리하다”며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투자는 언헤지를 기본원칙으로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언헤지로 리스크를 줄인 것만큼 다른 자산 비중을 높이면 기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박 전무의 설명이다.

다만 투자 스타일에 따라 헤지와 언헤지 전략 중 선택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신한자산운용이 내놓은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H)’ 상장지수펀드(ETF)는 상장 첫날인 21일 1.25% 오른 1만120원에 장을 마쳤다.

천기훈 신한자산운용 ETF컨설팅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 이상이다 보니 직전 10년 정도 평균 수준인 1100원대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환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미국주식 투자가 꺼려진다는 의견을 반영해 상품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환헤지 상품의 헤지비용 역시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성과로 잡힐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천 팀장은 “현재는 우리나라 금리가 미국보다 낮다 보니 헤지비용이 비용으로 잡히고 있다”며 “환율이 지난 10년 평균에 수렴하면서 정상화될 경우 헤지비용은 성과로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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