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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 살인' 당한 걸그룹 가수..."오빠 살려줘" 애원에도 [그해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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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기자I 2025.06.19 00:01:01

트로트 그룹 '아이리스' 이은미 피살 사건
집 앞에서 끌고 가 흉기 휘둘러 살해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이별 통보에 분개"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11년 6월 19일 새벽. 트로트 그룹 ‘아이리스’에서 활동하던 가수 이은미씨(당시 24세)는 집으로 귀가하던 중 헤어진 전 남자친구 조모씨(당시 28세)와 마주쳤다. 이씨의 집 앞에서 그가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던 조씨는 대뜸 이씨의 손목을 붙잡고 “할 이야기가 있다”며 끌고 갔다. 그것이 이씨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사진=SBS TV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아침)
이씨는 조씨에 끌려 나간 지 20여분 만에 참혹하게 숨진 채 발견됐다. 조씨가 피해자 이씨와 교제한 기간은 단 6개월. 조씨는 경찰에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이씨가) 결별을 통보해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씨의 ‘우발적 살해’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미 조씨는 지인에게 “여자친구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다녔다. 이씨에게 휘두른 흉기도 미리 구매했고, 이 흉기에 찔리지 않도록 테이프와 전단지로 감싸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이씨의 집 앞으로 간 조씨는 3~4시간 가량 서성이며 이씨를 기다렸다.

이윽고 이씨가 나타나자 조씨는 그의 손목을 잡고 “할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화를 거부하며 “할 얘기 없다”고 했지만,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이씨를 끌고 억지로 끌고 나왔다.

이씨가 조씨에 헤어질 것을 요구하며 화를 내자 조씨는 주머니에 숨겨둔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쓰러진 이씨는 “오빠, 살려줘”라고 애원했다. 그럼에도 조씨는 더욱 화가 나 쓰러진 이씨에 총 62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결국 이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씨의 사망 소식에 연예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사망 두 달 전 이씨는 “항상 피곤에 쩔어 산다. 두 달 있다가… 열심히 운동도 하고 하나씩 하나씩 변하자”라는 글을 남기며 가수 활동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교제 살인의 희생자가 됐다.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씨는 그해 10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피해자의 집 앞에서 귀가하는 피해자를 기다리는 등 계획적 범행일 뿐만 아니라 흉기로 온몸을 마구 찔러 그 범행 수법도 매우 잔혹하다”며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피해의 회복을 위한 별다른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꾸짖었다.

이에 조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그해 12월 열린 2심 재판에서는 “피해자 유족에 1000만원을 공탁해 다소나마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며 징역 17년으로 감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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