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보고 계엄 안 사람 손 들어보세요!" 하자 우르르 '손 번쩍'

박지혜 기자I 2024.12.11 00:00:17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군 간부들은 “TV보고 ‘12·3 비상계엄’을 안 사람들 손들어 보라”는 야당 의원 질문에 우르르 손을 들었다.

사진=유튜브 NATV 국회방송 영상 캡처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위원회에 출석한 박안수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에게 “왜 철수 명령을 내리지 않았나. 왜 특별조치권을 발동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군 방첩사령부 비서실이 여인형 방청사령관 직접 지시로 ‘계엄사-합동수사본부 운영 참고자료’를 작성해 지난달 여 사령관에게 보고하고 결심 받은 문건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1980년 5월 17일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계엄 포고령도 첨부됐는데, 그 말미에는 ‘본 포고를 위반한 자는 영장 없이 체포·구금·수색하며 엄중 처단한다’고 쓰여 있다. 이번 계엄에서 박 사령관이 발표한 포고령이 이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추 의원 주장이다.

참고 자료에는 계엄사령관이 특별조치권에 따라 ‘긴급한 상황’일 때는 체포, 구금, 압수, 수색 등을 할 수 있다는 계엄법 내용도 포함돼 있다.

허 의원은 박 사령관에게 “계엄사령관으로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계엄사령관이 그래서 허수아비 소리를 듣는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허 의원은 박 사령관이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TV 보고 알았다. 문제 의식을 느꼈다’고 답한 점을 들어 “TV 보고 알아? 계엄사령관, 계엄부사령관, 수방사령관 다 TV 보고 알았다고 처음에 답했다. 근데 사실이 다 밝혀지고 있지 않은가”라며 “(여기) 50명의 지휘관이 앉아 있는데 TV보고 안 사람들 손들어 보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사령관 뒤에 앉아 있던 국방부와 합참 주요 당국자, 작전부대 지휘관 등 고위 장성을 포함한 50여 명의 현역 군인 중 3분의 2가량이 우르르 손을 들었다.

이에 허 의원은 “다들 창피한 줄 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비상계엄을 TV로 보고 알았다’던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보다 이른 지난 1일 계엄에 대한 사전 내용을 알고 있었다고 이날 말했다.

다만 김용현 국방부 전 장관이 1일 “국회, 선거관리위원회, 민주당사, 여론조사 ‘꽃’ 등 6곳을 확보하라”고 지시했을 때 계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자신이 계엄 상황이라고 유추한 것이라고 했다.

곽 사령관은 ‘당시 김 장관에게 왜 추가로 궁금한 점을 묻지 않았냐’는 질의에 “장관께 그 얘기를 들었을 땐 설마 그렇게 하리라고 생각을 안 했다”고 답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곽 사령관은 사전에 알았다는 점에 대해 검찰에 진술하지 않았다”며 “이미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진술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 제게 공익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곽 사령관은 국민의힘 소속인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실제) 말이 맞춰진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느낌이냐’고 묻자 “(대부분 관계자가 계엄 사실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해서) 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제가 느꼈다”고 했다.

곽 사령관 외 국방위에 출석한 장성급 지휘관들 대부분은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 사실을 알았냐’는 질문에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했고, 한 장성급 장교는 “조짐은 알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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