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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정상가격 대비 상당히 높은 30%의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 등 콘텐츠 기업과 소비자는 가만히 앉아 피해를 봐야 했다. 한 평가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최근 4년간 우리 게임업체들의 피해는 9조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정상 수수료는 10% 수준이고 유럽에서는 수수료가 17%로 인하되기도 했지만 한국에선 수수료 30%가 유지돼 다양한 피해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과도한 수수료 부담으로 기업들은 연구개발(R&D)과 재투자 여력이 위축되고 이로 인해 다른 나라 온라인 콘텐츠 업체들 대비 경쟁력이 약화한다는 것이다. 현재 중소게임 업체들의 운영비는 매출액 대비 73.8% 수준에 달한다. 이는 높은 인건비 등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출액 대비 30%의 높은 수수료에 상당 부분 기인한다. 중소업체로서는 높은 운영비에 건물 임차료, 이자 등 자본비용을 지출하면 영업이익을 창출하기가 쉽지 않아 재투자가 어려워진다. 더욱이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의 행동에 협력하는 10여 개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국내 게임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어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이 어렵고 1만 6000여 중소 게임사의 기술 혁신이나 새로운 게임 출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 중 일부는 국내 일부 대형 게임사에 자사 앱 마켓 출시 대가로 수억 달러의 부당한 영업이익 창출 기회를 제공해 미국에선 관련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과점적 높은 수수료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잉여가 상실되는 점도 문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의 경우 약 2700만 명의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고 한다. 또 높은 수수료는 우리 게임업체들의 정상적 영업 창출을 방해해 국가의 조세 수입을 위축시킨다. 예를 들어 글로벌 업체들은 국내업체로부터의 수수료 소득을 자신들의 싱가포르 법인의 해외 매출 원가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에서 세금납부를 회피한다는 것이다. 2023년 국내 모바일 게임 앱 소비액은 8조 3000억원이고 이들의 수수료 소득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은 국내에선 세금을 거의 납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가 적정 수준으로 인하한다면 인하된 만큼의 소득이 국내에서 발생해 해당액 만큼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포르투갈, 브라질, 멕시코, 인도 등에서는 콘텐츠 업체들의 손해배상 청구 또는 정부의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으로 보상을 받고 수수료도 낮추고 있으나 우리의 경우 예고된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도 실현되지 않아 문제다. 한편 우리 콘텐츠 업체들은 손해 보상 청구 시 제기될 우려가 있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의 보복으로 인해 대응을 기피한다고 알려졌다.
미국법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들의 보복은 실현되기 어려운 점, 높은 수수료의 장기 지속은 특히 중국 등의 콘텐츠 업체 대비 경쟁력을 약화시켜 우리 산업의 지속 여부를 위협하는 점 등을 감안해 민관 공동으로 잘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 경쟁 여건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