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은 항암제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는 골수성 백혈병, 간내 담관암 등의 희귀 항암제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한독은 단기적으로 도입 항암제 판매를 통해 실적 제고 및 자금력을 확보한 뒤 중장기적으로 폐암 등 자체 혁신 신약 개발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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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독은 희귀항암제 도입 및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독은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빅시오스에 대한 품목 허가를 받고 보험 급여도 적용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재즈파마슈티컬이 개발한 빅시오스는 한독이 국내 독점 판매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빅시오스는 이른바 ‘7+3요법(안트라사이클린 계열 약제를 3일간 투여하고 시타라빈을 7일간 투여하는 요법)’으로 불리며 1970년대부터 사용된 오래된 골수성 백혈병 치료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치료제로 기대되고 있다.
한독은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성인에서 새로 진단받은 치료 관련 급성 골수성 백혈병(t-AML) 또는 골수이형성증 관련 변화를 동반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MRC)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빅시오스는 완전관해(CR, 암종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와 부분적 혈액학적 회복을 동반한 완전관해(CRi) 환자 비율도 기존 요법 투여군의 33%보다 높은 48%로 나타났다. 빅시오스의 안전성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는 아직 급여를 받지 않아 비급여로 사용되고 있다. 한독이 빅시오스의 보험 급여를 받은 만큼 시장을 빠르게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혈액학회 등에 따르면 급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성인의 급성 백혈병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최근 20년간 발병률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신규환자의 경우 한 해 1500~2000명이 발생하고 있다. 빅시오스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1억 2700만달러(약 1600억원)를 기록했다.
한독은 최근 다국적 제약사 인사이트의 희귀암 치료제인 간내 담관암 치료제 페미가티닙(해외 판매명 페마자이레)의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았다. 페미가티닙은 연내 보험 급여가 적용될 것으로 예쌍된다.
페미가티닙이란 간내 담관암 적응증에 미국 식품의약품(FDA)이 승인한 표적 치료제를 말한다. 페미가티닙은 지난 2023년 글로벌 매출은 1억 7000만달러(2500억원)를 기록했다.
한독은 식약처에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타파시타맙(미국 판매명 몬주비·유럽 판매명 민주비)의 국내 품목 허가를 받았다. 한독은 타파시타맙의 보험 급여 적용 절차를 밟고 있다. 타마시타맙은 레날리도마이드와 병용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타마시타맙은 미국과 유럽에서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이 불가한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의 치료를 위해 승인 받았다. 타마시타맙의 미국시장 지난 2023년 매출은 9500만달러(1400억원)를 기록했다.
◇오픈이노베이션 활용한 혁신 신약 개발
한독은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형신)을 통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임상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신약으로 담도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항암제(바이오신약) ‘HD-B001A’가 꼽힌다.
HD-B001A는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 중이며 임상 2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HD-B001A는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개발중인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전해진다. 한독은 에이비엘아비오와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 국내 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한독은 지난 2023년에 발표한 HD-B001A의 임상 2상 결과에서 유효성을 확인했다.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등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ORR)이 37.5%로 나타났다.
12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암이 추가로 진행되지 않거나 사망에 이르지 않는 무진행생존기간(PFS)의 중간값은 9.4개월, 치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났을 때 환자가 생존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전체 생존율(OS) 중간값은 12.5개월을 기록했다.
글로벌 담도암 치료제 시장 규모는 11억 6000만달러(1조 6000억원)로 추산된다. 담도암의 5년 생존율은 5~15% 수준으로 치료 수요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독은 중장기적으로 이중표적 플랫폼과 표적단백질 플랫폼을 활용한 비소세포폐암 등 자체 혁신 신약 4종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당 혁신 신약들은 현재 전 임상 단계에 있다.
한독은 지난해 3분기 매출 3861억원, 영업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6%, 76.1% 감소했다. 한독은 올해 도압 희귀암 치료제 판매를 통해 실적 개선의 돌파구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독 관계자는 “희귀 항암제는 한독에게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올해 일정을 계획대로 진행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