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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조영제 시장은 2022년 13조2000억원대에서 2031년 17조4000억원대로 성장할 전망이다. 노령 인구 증가로 인한 초고령사회 진입, 만성 질환 환자의 증가, 조기진단 강화, AI 의료기기 등장 등으로 조영제 시장의 영역은 더욱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동국생명과학은 2017년 동국제약(086450) 조영제 사업부에서 시작해 물적분할한 후 새로 출범했다. 지난해 12월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다음달 코스닥 시장 상장 예정이다. 2023년 매출 1202억원을,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한 동국생명과학은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만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안정적인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부작용 없는 신약으로 압도적 1위 목표
회사는 이미 국내 1위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지만 ‘부작용 적은 신약 개발’이이라는 신사업을 통해 글로벌 톱티어 입지도 노리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지난해 3월 MRI 조영제 신약 스타트업인 인벤테라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며 이 회사 신약에 대한 생산·마케팅·영업·유통 권리를 확보했다. 인벤테라가 개발 중인 조영제는 독창적 나노구조 설계 기술을 통해 철(Fe) 성분을 이용하면서도, 고해상도의 밝은 영상을 제공해 주요 질환들의 정밀 진단을 가능하게 하는 차별성과 임상적 편리성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MRI 조영제는 모두 중금속 희토류 가돌리늄을 포함하고 있다. 가돌리늄은 독성이 높고 체내에 쌓이는 등 부작용이 보고된다. 이에 인체에 안전한 철 성분을 기반으로 한 MRI 조영제 개발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성능 부족으로 모두 실패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벤테라는 기존 조영제로는 확인이 어려운 미세병변까지 정밀 촬영할 수 있으면서도 생체친화적인 철을 사용한 조영제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동국생명과학과 인벤테라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근골격계 특화 MRI 조영제 신약 후보물질 ‘INV-002’에 대해 오는 1분기 중 국내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도 임상 2b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회사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30년 기준 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림프혈관계에 특화된 조영제 신약 후보물질 ‘INV-001’의 경우 올해 1분기 중 임상 2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회사는 2030년 관련 시장 규모를 11조원으로 내다봤다.
박 대표는 “우리가 개발 중인 MRI 조영제는 면역세포 탐식으로 인한 간이나 비장 축적이 없고, 신장 여과를 통해 소변으로 체외 배출되는 장점을 가진다”며 “세계적으로 유사 제품이 없다는 점, MRA, MRL에 특화된 제품을 개발하는 곳으로는 유일하다는 점이 차별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가능한 배경은
동국생명과학의 또 다른 경쟁력은 ‘자체 생산’이다. 회사는 원료 합성과 완제 생산을 모두 직접하고 있다. 동국생명과학은 이를 위해 2019년 생명과학 기업 바이엘코리아의 안성 공장을 매입했다. 이후 2021년에는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또 안성공장 인근 부지를 추가 매입해 API 신규 공장도 세웠다. 이 공장 역시 2023년 GMP 인증을 확보했다.
공장일원화 후 동국생명과학은 이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노리고 있다. 수익성과 매출이 뚜렷하게 상승하면서다.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7.1%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9.5%로 상승했다. 2026년에는 안정적인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유력하다.
박 대표는 “바이엘 공장 인수로 원가와 수익성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다. 또 원료 공장을 짓게 되면서 수익성 향상과 공급우위, 다양한 포트폴리오 확대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국생명과학은 상장 후 국내 조영제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1위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안성 신규 공장 안정화를 통해 해외 수출을 강화하고 신규 진출 국가와 파트너사를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신약 개발 의지도 강조했다. MRI 조영제 신약 개발 오픈이노베이션을 강화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추가로 확보해 나가겠단 전략이다.
박 대표는 “조영제 전문의약품 회사에서 AI 의료기기와 같은 최첨단 의료기기까지, 진단부문에서부터 치료부문에 이르는 전 영역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통합 구축한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