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를 비롯한 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으로 연료비가 올랐지만 정부는 전기요금에 이어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도매가격을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가계에 부담이 가중될 것을 우려한 조치다. 반면 잇단 동결조치에 ‘원가연계형 요금제’ 도입 취지를 정부가 스스로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코로나19 장기화 가계부담 우려 고려”
25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부와 기획재정부는 5월에 조정할 주택·일반용도시가스 도매요금 조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재부와 산업부가 내달 도시가스 도매요금 조정을 위해 협의 중”이라며 “이달 말 정부가 협의해 결정한 도시가스 도매요금에 따라 가스공사도 도시가스 요금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가스 도매요금 원가는 대부분 ‘원료비’다. 원료비는 국제유가와 환율에 연동한다. 천연가스 요금은 공공요금으로 도매요금과 소매요금으로 구분하고 있다. 도매요금은 원료비와 가스공사 공급비용으로 구성한다.
공급 가격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천연가스 도매요금 심의위원회 심의와 기획재정부 장관 협의를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승인하는 구조다. 소매요금(최종소비자요금)은 도매요금(정부승인요금)과 소매 도시가스사 공급비용을 합쳐 결정한다. 이때 공급비용은 시·도 물가대책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지사가 승인한다.
정부는 그동안 공공요금 안정화 등을 이유로 주택·일반용 도시가스용 도매요금의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왔다. 원료비 연동제를 원칙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원료비 상승에 따른 가격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가스공사의 도매요금 미수금이 누적된다. 지난해 4월말 기준 미수금이 85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일부 미수금을 도매요금에 적용해 회수하기는 했지만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겨울 동아시아 전역에 몰아친 기록적인 한파에 도시가스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LNG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정부는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도매가격에 대해선 동결 조치했다. 내달 도시가스 도매요금도 역시 주택·일반용에 대해서는 동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올해 들어 LNG 가격은 2월에 선물 가격 기준으로 MMBtu(25만Kcal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3.2달러를 넘어서는 등 이미 한 차례 급등했다가 이달 들어 MMBtu당 2.7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지난 3월 상업용(업무난방비, 냉난방공조용, 산업용, 수송용)과 도시가스 발전용(열병합용, 연료전지용 등) 도매요금은 원료비 연동제를 반영해 2월 요금보다 메가줄(MJ) 당 1.0545원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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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업계는 전기요금과 마찬가지로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도매요금 역시 정부가 인위적으로 요금을 결정하면서 원료비 연동제가 유명무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주택·일반용인 민수용 도시가스 도매가격은 원료비 변동에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2.9원/MJ(메가줄)’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정부는 관련 규정에 ‘인상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요금 상승 우려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유보할 수 있다’고 단서조항이 있는 만큼 동결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에너지업계에서는 내년 초 대통령 선거 일정 등을 고려할 때 원·연료비 상승에도 불구,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도매요금과 전기요금 인상은 쉽지 않으리라 보고 있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올 2분기 명백한 인상 요인에도 ‘정무적 판단’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해 ‘원·연료비 연동제’가 사실상 제구실을 못하게 됐다”며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같은 원·연료비 인상 요인이 확대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에너지 요금을 억누를 수 있을지, 이후에 한꺼번에 요금을 올려 결국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최대한 요금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국제 유가와 환율 변화에 탄력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며 “현재 남아 있는 미수금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어서 도매요금 조정과 상관없이 정부의 조정 결정에 따라 요금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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