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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 현장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백영옥 유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올해가 유바이오로직스에는 의미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바이오로직스는 퍼블릭 백신 시장에서 콜레라, 장티푸스 백신 등을 공급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충분히 인정을 받았고 신뢰를 쌓았다. 프리미엄 백신 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RSV와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하고 있고, 알츠하이머 치료 백신까지 개발하고 있어 올해 다양한 이벤트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공식 초청 기준 올해 세 번째로 JPM에 참석했다. 첫 참석이던 2020년 바이오텍 쇼케이스에서는 미국 팝바이오텍과 만나 SNAP(항원 디스플레이 기술)을 도입해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는 성과를 낼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이후 팝바이오텍과는 다양한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자 조인트 벤처까지 설립했고, 올해 JPM에서도 팝바이오텍 창업자이자 대표인 조나단 로벨 미국 뉴욕주립대학 의생명공학과 교수와 만나 알츠하이머 치료 백신 개발 전략 등을 논의했다.
무엇보다 백 대표는 이번 JPM에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유바이오로직스 면역증강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JPM에서는 20건 정도의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다. 올해 같은 경우 글로벌 기업들과 프리미엄 백신 아주번트(면역증강제)에 대한 기술이전 또는 공동 연구쪽으로 많은 접촉이 있었다”면서 “임상 1상 결과 후 본격적인 딜을 얘기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면역증강 기술 ‘EuIMT’를 자체 개발했다. 2017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았고, 여기에 MPL 제조기술(유전자재조합 기술)을 적용했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면역증강제 EcML은 MSD가 개발한 면역증강제 GLA의 단점을 극복한 직생산 대장균을 포함한 세계 최초 제품이다. 생산소요시간 절감 및 대량생산이 가능해 낮은 제조 비용도 장점으로 꼽힌다.
따라서 글로벌 빅파마들이 백신 개발에 꼭 필요한 면역증강제에 대한 관심이 높고, 그중에서도 유바이오로직스 제품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것이 백 대표 설명이다. 면역증강 기술 ‘EuIMT’ 기술이 적용돼 개발 중인 프리미엄 백신이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 알츠하이머 백신이다. 이들 백신 임상 1상 결과에 따라 올해 글로벌 기술이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그는 “RSV 백신과 대상포진 백신 개발 속도가 비슷하다. 현재 임상 1상 중이고, 다음달이면 환자 투약이 다 끝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정도면 대략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올해 3분기에는 임상 2상 진행 계획을 세우면서 라이센스 아웃 추진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술이전을 유럽 또는 미국 기업에 하게 되면 글로벌 판권은 넘겨주고, 국내 판권은 유바이오로직스가 갖는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 국내 영업의 경우에도 영업력이 강한 큰 기업에 판권을 넘기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 대표가 임상 1상 결과와 기술이전에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EuIMT 플랫폼 기반으로 개발한 코로나 백신의 데이터와 대상포진 백신의 데이터 때문이다. 그는 “유바이오로직스는 대상포진 백신이든 RSV 백신이든 우리의 플랫폼으로 할 수 있다. 코로나 백신 3상을 승인받아 성공시킨 ‘EuIMT’+’SNAP’ 플랫폼”이라며 “코로나 백신 3상을 필리핀 2600명, 콩고민주공화국 2400명 등 총 5000명에게 진행했는데,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했다. 이를 통해 RSV와 대상포진 백신 임상시험 계획을 식약처로부터 굉장히 수월하게 허가받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GSK 백신과 임상 단계부터 비교 임상을 해 유바이오로직스 백신이 더 좋다는 것을 확인했고, 통증도 적은 형태로 개발한 만큼 임상 1상에서도 상당히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는 게 백 대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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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대표는 RSV와 대상포진 이후 파이프라인으로 개발에 나선 알츠하이머 백신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동개발을 진행 중인 조나단 로벨 팝바이오텍 대표도 흥미로운 백신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백 대표는 “알츠하이머 백신은 펩타이드 기반으로 고민했었던 부분이 펩타이드 백신이 반응성이 있느냐 없느냐였다. 그리고 우리 플랫폼과 잘 맞을 수 있을까 고민이었다”며 “하지만 독성 및 효력 시험 등 백신을 만들면서 확인해 보니 항체 효과도 굉장히 잘 나오고, 실제 반응도 잘 나타났다. 자료가 다 만들어지는 대로 올해 연말 국내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에 함께 참석한 조나단 로벨 대표는 “알츠하이머 백신 전략은 타우 여러 부위와 아밀로이드 베타 여러 부위를 표적하는 능동 면역 치료제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의 알츠하이머 치료법은 그동안 한 부위에만 초점을 맞춰왔다”며 “우리는 새로운 다중 표적 접근 방식이다. 알츠하이머 예방적 모델에서 활성 면역 요법이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속도를 늦추고, 마우스 모델에서 인지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마우스 모델에서 활성 면역 요법이 치료 질환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두 번째 연구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알츠하이머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제품이 없다. 현재 임상 단계 기업들이 다수 있는데, 가장 빠른 기업이 임상 2상에 진입하는 단계다.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도 매우 높은데 지난해 다케다는 AC 이뮨(AC Immune)의 알츠하이머 치료 백신 개념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데 최대 21억 달러를 투자했다.
백 대표는 “알츠하이머 백신 기술에 글로벌 빅파마들이 주목하고 있다. 다케다가 임상 1상 단계 후보물질 하나 도입하는데 21억 달러를 투자했다는 사실은 의미가 상당하다”며 “유바이오로직스도 차별화된 다중 표적 기전의 알츠하이머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유사한 모델의 가치와 기술이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