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초반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감과 위안화 강세에 힘입어 1350원대로 하락 출발했다. 하지만 주 후반 미군의 개입 가능성과 매파적인(통화긴축 선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이후 장중 1386.3원으로 급등했다. 고조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이 환율의 가파른 상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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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대변인이 미국의 이란 공격 여부를 2주 내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으나, 동시에 협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될 수 있으나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대치 국면 장기화에 따라 국제유가 오름세가 지속될 경우 에너지 순수출국인 미국의 입장에서 유리하기에 달러화 가치를 지지하는 요인이 된다. 그렇게 되면 환율도 상승이 불가피하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동 리스크가 장기화 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며 “발생 가능한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1~2개월 내 종료될 것으로 보여지고, 7월 내로는 중동 리스크가 어느 정도 진정되며 환율 상방 변동성은 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내다봤다.
이번주 중동 리스크가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20일에는 3년 5개월만에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했고, 외국인 순매수도 지속됐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도 증시 호조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환율도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더 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세 협상 시한 도래
이번주는 7월 초 관세 협상일이 가까워지면서 각국의 협상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중국에 이어 일본과 미국의 무역 협상 진행이 가장 빠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협상 기조만 저해되지 않는다면 달러화 가치에 우호적 요인이 될 전망이다.
또한 NATO 정상회의가 오는 24∼25일 예정돼 있으며, 미국은 NATO 회원국들에게 국내총생산(GDP)의 5%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는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에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7월 8일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종료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무역 협상 과정에서 비관세 부문에 대한 다양한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원화 절상 압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재차 부각될 수 있다.
연준 내 온도차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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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에는 연준 안에서 시장 영향력이 큰 인물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24일에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반기 정책 연설이 예정돼 있다. 25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연설도 있다.
최근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연준 내의 상반된 의견이 표출된 만큼, 연설의 방향성에 따라 달러와 환율의 흐름도 뒤바뀔 수 있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하방 경직적인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잔존 해 있어 외국인의 자금 유입 정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