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29일 07시0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김승권 기자] 에이슬립이 현대건설, 삼성전자 등과 손잡고 침실 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수면 오케스트라' 사업을 본격화한다. 사용자가 잠든 사이 수면 단계에 맞춰 온도와 습도, 조명, 음악 등을 조절하는 시스템으로, 올해 4분기 신축 아파트 단지에서 첫선을 보인다.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는 최근 KG그룹 하모니홀에서 열린 바이오스터디에서 "거실에 월패드가 있듯 침실의 월패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침실은 아직 비어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
"깊은 잠엔 온도 올리고, 코 골면 습도 높인다"
에이슬립은 스마트폰 마이크로 녹음한 숨소리를 AI로 분석해 수면 단계와 수면질환을 판독하는 슬립테크 기업이다. 병원 처방용 의료기기 사업과 침실 환경 사업을 양축으로 삼고 있다. 이 대표는 좋은 잠의 조건으로 수면질환이 없을 것과 침실 환경이 좋을 것을 꼽았다. 그는 "질환이 없어도 침실이 덥거나 춥고 공기질이 나쁘면 잘 잘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에이슬립의 수면 오케스트라 제품은 '슬립허브'다. 숨소리로 사용자가 깨어 있는지, 얕은 잠이나 깊은 잠, 렘수면 상태인지 판단한 뒤 침실 기기를 동시에 움직인다. 이 대표는 "고객은 자고 있는데 침실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그 사람이 깨지 않고 깊은 잠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슬립허브가 가장 먼저 겨냥하는 요소는 온도다. 사람은 깊은 수면 단계에서 체온이 1~2도가량 떨어지면서 추위에 깨고, 체온이 오르는 렘수면 단계에서는 더위에 깨기 쉽다. 슬립허브는 깊은 수면이 감지되면 실내 온도를 높이고, 렘수면에서는 더위에 깨지 않도록 온도를 조절해 각성을 줄인다.
습도도 주요 제어 대상이다. 코골이나 무호흡은 선천적 요인 외에 건조한 침실 환경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다만 평소 습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오히려 잠들기 어렵다. 이 때문에 슬립허브는 코골이가 감지된 순간에만 습도를 높인다. 이 밖에 공기질과 조명, 수면 유도 음악, 향까지 제어 대상에 포함했다.
제어 요소별 과학적 근거에는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온도는 수면과 관련해 과학적 근거가 가장 많이 쌓인 영역"이라며 "음악이나 조명은 아직 사이언스가 쌓이는 단계지만 고객들이 경험적으로 효과를 느끼며 이미 잘 팔리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 콘셉트를 7가지 코스 요리에 빗대 '파인 슬리핑'이라고 부른다. 고객이 원하는 제어 요소를 골라 조합하는 방식이다. 에이슬립은 침실 사업을 5개년 사업으로 보고 분야별 파트너를 모으고 있다.
측정 정확도는 이 사업의 전제 조건이다. 에이슬립은 수면다원검사 약 1만 건과 함께 녹음한 호흡음 데이터로 AI를 학습시켰다. 스탠퍼드 수면센터 등이 진행한 동시 비교 연구에서는 수면다원검사와 94% 수준의 일치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시중의 수면 트래커는 대부분 상태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만 우리는 기기가 개입해야 하기 때문에 측정이 엉터리면 안 된다"며 "깨어 있는 사람을 자고 있다고 판단해 알고리즘을 돌리면 오작동이 된다"고 강조했다.
|
현대건설 '헤이슬립'으로 첫 무대…"침실은 매트리스 문제가 아니다"
수면 오케스트라의 첫 무대는 신축 아파트다. 에이슬립은 지난해 5월 현대건설과 공동 브랜드 '헤이슬립'을 발표했다. 헤이슬립은 올해 4분기 디에이치 방배, 내년 7월 반포 단지에 선택 옵션으로 들어간다. 보일러와 환기, 음악, 전동 커튼과 중앙·간접 조명이 에이슬립 태블릿 하나로 연동되는 구조다. 이 대표는 "일부 단지는 기본 옵션으로 넣자는 제안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가전 기업들과의 연동도 넓히고 있다. 그는 "공간을 가진 건설사들이 우리 시스템에 비용을 지불하려 하니 가전 기업들이 먼저 협업을 제안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CES 부스의 '슬립케어' 존에서 에이슬립 컨트롤러와 비스포크 공기청정기·에어컨이 연동되는 모습을 선보였다.
에이슬립은 스마트싱스 공식 파트너로 합류했다. 경동나비엔의 숙면 매트 라인업에도 에이슬립 기술이 들어갔고, 세라젬과도 기기 연동을 위한 협력 관계를 맺었다. 올해 3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연 팝업 행사에는 경동나비엔과 삼성전자, 세라젬, 종근당, 카카오헬스케어 등 8개 기업이 에이슬립 기술 기반의 침실을 전시했다.
사업 모델은 기기 납품이다. 가격은 대당 수십만원에서 풀세팅 시 수천만원 수준이다. 설치비와 삼성전자 태블릿 구매 비용이 들지만 소프트웨어로 마진을 높이는 구조다.
수익성에 대해 이 대표는 "의료기기 앱보다 영업이익률은 떨어지겠지만 의료진을 거치지 않아도 돼 가격과 물량 규모 면에서 매력적인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세대 수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가 생겨 신축 단지 중심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헤이슬립 도입 단지를 중심으로 현금흐름이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과제도 있다. 기존 주택은 가전 브랜드가 제각각이어서 아직 설치가 어렵다.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하드웨어를 배치하는 첫 시도인 만큼 설치 효율화와 AS 체계도 갖춰야 한다. 하드웨어 AS는 각 제조사가 맡고, 소프트웨어 AS는 에이슬립이 원격으로 맡는다. 회사는 내년 인테리어 업체들과 리모델링용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싱스 등 IoT 플랫폼 연동을 통해 기존 세대 공략에도 나선다.
그간의 시행착오도 털어놨다. 이 대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잠을 눈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팔기가 정말 어렵다는 걸 5년 동안 배웠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태블릿이 정답인지는 아직 모르지만 건설사들이 구매하고, 수면 그래프를 크게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고객들이 있어 실제 구매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의 기반은 의료기기 사업이다. 종근당과 공동판매하는 무호흡증 진단보조기기 '엠노트랙'은 출시 8개월 만에 병의원 400곳 이상에 들어갔다. 9월에는 한독과 수면리듬장애 기록기기 '크로노트랙'을 출시했다. 이 대표는 "삼성이 쌀을 팔다가 옷을 만든 것처럼 의료기기가 우리의 쌀"이라며 "잠이라고 하면 매트리스나 베개 얘기만 하는데 침실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 전환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싸이 사는 남산 집, 두 세대면 200억↑…19가구 초호화 단지는[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10/PS26100400071t.jpg)
![떡 한 알 6500원, 540팀 줄선 ‘한정선'…두 시간 기다린 맛 [먹어보고서]](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0/PS26100400049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