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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2세 간병살인 비극,'영 케어러' 지원 더 미룰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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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1.11.09 05:00:00
내일 2심 선고가 예정된 22세 청년의 존속살해 사건 재판에 많은 국민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피고인인 청년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혼자서 간병하다가 한계에 부닥치자 굶기면서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줄거리다. 존속살해가 그 자체로 중죄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청년이 돈이 없어 의료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월세 30만원짜리 집에 모셔다놓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최선을 다해 간병하던 과정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누가 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는 여론이 일어나게 됐다.

변호인은 1심에서 존속살해죄로 4년 징역형을 선고받은 그에게 2심 판사가 존속유기치사죄를 적용하도록 설득해 형량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변론을 해왔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법률상 가능한 범위 안에서나마 그 이상의 선처가 있기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청년이 아버지를 간병하면서 쌀 살 돈조차 떨어질 정도로 극빈에 시달리는 동안 우리 사회가 그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환자에게만 적용되는 요양급여는 50대 중반의 아버지와 무관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각종 복지행정도 청년에게 손길을 내밀지 못했다.

마침내 아버지는 청년에게 “필요한 게 있으면 부를 테니 이 방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고, 청년은 자포자기 상태로 지내다가 아버지가 숨진 후 경찰에 신고하고 체포됐다. 새삼스러운 사건도 아니다. 치매에 걸린 아내를 간병하다 지친 80대 남편이 아내를 살해한 뒤 자살한 최근 사건을 비롯해 각종 유형의 비극적 간병살인 사건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고인이 젊디젊은 청년이라는 사실이 우리의 가슴을 더 먹먹하게 한다.

청년의 죄는 그 혼자 짊어질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나눠져야 할 죄다. 정부는 속죄하는 심정으로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복지행정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애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영국·호주·일본 등에서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간병, 부양해야 하는 ‘영 케어러’에 대한 지원 제도를 다양하게 도입, 시행 중이라고 한다. 우리 국회도 이러한 비극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도록 관련 입법에 속히 나서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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