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동희 양천문화재단 이사장
소음 민원서 아이디어 얻은 록페스티벌
구민이 주인공인 '가족거리 축제' 호응
"다른 곳서 하지 않는 지역문화 만들 것"
이데일리가 ‘지역 문화탐방’을 통해 자치구 문화재단 등 문화예술을 일상 깊숙이 전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신월동에서 만난 한 어르신이 ‘공항에서 나는 비행기 소리를 안 나게 할 수 없느냐’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비행기 소리보다 시끄러운 축제를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죠.”
 | 천동희 양천문화재단 이사장. (사진=양천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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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동희(51) 양천문화재단 이사장은 2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양천 락(樂)페스티벌’의 탄생 비화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신월동 주민의 민원이 계기가 돼 만들어진 ‘양천 락페스티벌’은 2회 대회였던 지난해 1만 3000여 명이 다녀갈 만큼 성황리에 치러졌다.
천 이사장은 “자치구 문화재단 중 록페스티벌을 하는 곳은 양천문화재단이 유일하다”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축제여서 구민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양천 락페스티벌’ 같은 기발한 사업은 “남들이 하지 않는 걸 한다”는 그의 문화행정 철학과 맞닿아 있다. 이력에서도 잘 드러난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천 이사장은 배우 박신양이 다녔던 러시아 슈킨 연극대학교 대학원을 나온 뒤 우크라이나 오데사대학교 문화예술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극단 예지인의 대표이자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는 등 문화예술과 관련한 다채로운 경력을 쌓아왔다.
2023년 3월 양천문화재단 3대 이사장에 취임한 그의 목표는 ‘구민 누구나 주인공이 돼 일상 속 문화의 풍요로움을 누리는 예술을 추구하는 것’이었다. 지난해에는 ‘양천가족거리축제’를 처음 선보여 6만 2000여 명을 동원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지난 3월 이사장 연임에 성공했다.
 | 천동희 양천문화재단 이사장. (사진=양천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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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점 사업은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예술 아카데미 사업이다. 재단은 생활문화센터를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을 진행 중이다. 올해는 지역 주민 대상의 문화예술 기획 교육 프로그램을 새로 선보인다. 천 이사장은 “지역 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주민이 직접 기획자가 돼 스스로 축제 등을 만들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인 양천문화재단 대극장은 8월 1일 재개관한다. 천 이사장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생소한 지역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추진 중”이라며 “다른 재단은 하지 않는 공연과 축제로 양천구만의 차별화된 지역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