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환율은 1350원대로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약 7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간 환율 절상 합의 기대가 지속되는 가운데 6월 대통령 선거 이후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상법개정안 추진 등 정책 기대감이 강화된 영향이다. 대선 이후 국내증시는 호조를 보이면서 외국인은 2조원 가량 순매수해 환율 하락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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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오는 9일 영국 런던에서 무역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에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여한다.
최근 관세 협상 소식에 따라 달러화와 위안화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만약 협상에서 관세 인하 등 유의미한 결과가 나온다면 달러화와 위안화는 동반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환율은 상하방 압력을 모두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11일에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2% 초반 상승해, 물가 상승 압력이 당장 확인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5월까지 관세 인상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만큼, 경제지표 변화는 미미할 것이다. 다만 6월부터는 선제적 수입분 소진으로 물가 상승 압력 확대가 우려된다.
만약 물가가 예상보다 둔화하면 금리 인하 신호가 커지면서 달러화는 추가 약세를 나타내, 환율 하락을 키울 수 있다.
환율 관찰대상국 여파·신정부 허니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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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는 ▲상품과 서비스 등 150억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8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달러 순매수를 평가 기준으로 삼는다. 이 중에서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지정 요건에 부합해 관찰 대상국이 됐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미 관찰대상국 연장이 예견됐던 만큼, 환율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의 환율 협상이 이슈가 된 만큼, 관찰대상국 지정으로 인해 향후 원화 절상 압력이 강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신정부에서 내수 경기 진작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난주에도 국내증시가 급등하며 외국인 자금 유입이 거셌던 만큼, 이번주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며 환율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크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환율은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 발표 경계 속 상방 경직적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신정부 출범 이후 추세적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시장 유입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나, 단기적으로는 상기 요인들이 선반영된 구간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외 달러 약세와 아시아통화 강세 국면이 유효한 가운데 환율 추가 하락 시도가 가능하다”며 “정치 리스크 해소는 이미 4월 초 일정 수준 반영됐으나, 지연됐던 정책 시행이 본격화됨에 따라 경기 개선 기대감이 유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율 하락추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은행의 한 딜러는 “미국 관세가 시장에서 신뢰를 잃고 있어서 당분간 달러화가 높은 레벨로 가기는 어려워 환율은 1350원 밑으로도 갈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1350원 아래에서는 결제가 많이 밀려있어서 당분간 1350원이 분기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