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탄 전기자전거도 차량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6월의 따가운 햇살을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었다. 압구정로데오역과 학동사거리를 잇는 선릉로의 인도가 좁기도 좁았지만 자전거를 인도에서 운전하는 것은 현행법에 저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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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동사거리에서 출발한 자전거는 갤러리아 백화점을 지나면서 차량이 뜸해지자 속도을 냈다.
자전거 도로에 진입해보니 평일 오후여서인지 한산했다. 스로틀을 끝까지 당겼더니 자전거는 25~26km/h 정도의 속도를 유지했다. 평소 기자가 자전거로 즐기는 속도보다 느렸다. 빠른 페달링을 하지 않고도 기자를 지나치는 자전거가 제법 많았다. 동력을 사용하지만 ‘속도’ 측면에서 전기자전거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 셈이다.
전기 자전거가 대중화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각종 규제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우선 전기자전거로 자전거 도로에 진입한 기자의 행위는 현행법에 저촉된다. 전기자전거는 현행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세그웨이 등 비슷한 이동수단 역시 모두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있다.
전기자전거에 대한 규제는 이밖에도 많다. 원동기장치 자전거이기 때문에 전기자전거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면허증이 필요하다. 중학생은 전기자전거를 탈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일반 오토바이처럼 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관할 기관에 등록을 하는 이륜차가 아닌 탓이다.
전기자전거를 자전거 범주에 넣으면 해결이 가능하지만 전기자전거를 자전거에 포함토록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과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일반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전기자전거의 자전거 도로진입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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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캐나다는 최고 속도 상한선을 32km/h까지 둬 오히려 국내보다 더 여유있는 기준을 뒀다.
모터 출력은 영국이 가장 낮은 200W 미만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남식 삼천리자전거 연구소장은 “이정도 모터 출력이면 불법 개조를 하더라도 속도가 30km/h를 넘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전기자전거를 출퇴근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중교통이 잘 마련돼 있고 이용할 수 있는 도로 환경이 열악해 출퇴근용보다는 레저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민의 평균 출근거리는 11.1㎞(2013년 서울시 수도권 주민통행 실태조사)를 고려하면 전기자전거로 충분히 출퇴근이 가능하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은 지난 2013년 3170만대, 84억달러(9조원대) 규모에서 오는 2020년 3억 6000만대, 108억달러(약 1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시장은 1만5000~2만대 가량으로 추산된다. 관련 법안의 미비가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의 성장세를 막는다는 지적이다.
김수진 한라 기획조사팀 부장은 “전기자전거는 타겟 자체가 노약자나 여성 등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자전거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추구한다”며 “오르막길이 많은 우리나라 도로 특성상 전기자전거가 교통약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에도 관련 법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