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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입으로 달러·엔 환율은 31일 종가 기준 157.40엔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는 이를 5월 초 이후 최저(엔화 강세) 수준이라고 전했다. 불과 지난주만 해도 엔화는 1986년 이후 최약세 수준까지 밀렸던 상황이었다.
카메라에 잡힌 베선트의 메모
이번 개입 움직임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손글씨 메모로 먼저 포착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선트 장관은 31일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재 내각회의 도중, 취재진 공개 촬영 시간에 “To Do(할 일)”이라고 적힌 메모장을 노출했다. 메모에는 “일본 엔화(JPY) 매입 50억~100억달러”(약 7조2300억~14조4600억원)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로이터는 이보다 앞서 재무부가 다수 은행에 엔화 시장 개입 가능성을 사전 통보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CNBC도 재무부가 은행들에 “향후 조치에 대비하라”고 전달했다고 별도 소식통을 통해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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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에 따르면 엔화 급반등은 직접 매수, 은행권에 대한 당국의 구두 개입, 베선트 장관과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의 발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엔화는 지난달 30일 달러 대비 장중 3% 넘게 뛴 데 이어 31일에도 1% 이상 추가 강세를 보였다. 로이터·CNBC는 미 동부시간 기준 31일 오후 4시14분 158.9엔이던 달러·엔 환율이 오후 5시 직전 157.6엔까지, 약 0.8% 떨어졌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당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했다”는 스미토모미쓰이신탁은행 가토 미치요시 수석고문의 발언을 전하며, 추가 개입이 있을 경우 달러·엔이 155엔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소개했다. 라쿠텐증권경제연구소 아타고 노부야스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이 일본의 개입에 더 협조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재무성 미무라 아쓰시 국제담당 재무관은 31일 “미국으로부터 단순한 ‘도의적 지지’ 이상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가타야마 재무상은 베선트 장관을 “시장에 정통한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라고 치켜세웠다.
하루 85조원 투입한 일본…배경엔 엔저·유가·재정적자
CNBC가 중앙은행 데이터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최대 589억7000만달러(약 85조2700억원)를 투입해 엔화를 매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이틀 연속 엔화 매수에 나섰다고 전했다. FT는 미국 당국이 이번 조치와 관련해 유럽중앙은행(ECB) 측과도 소통했다고 보도했다.
엔화 약세의 배경으로는 국제유가 상승, 일본의 만성적 재정적자, 미국 등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가 꼽힌다. FT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재정 부양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최근 엔화를 40년만의 최저 수준(달러당 약 164엔 근접)까지 밀어낸 요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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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개입은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와 맞물려 이뤄졌다. BOJ는 지난달 31일 정책위원 8대1 표결로 기준금리를 1%로 동결했다. 지난 6월 인상된 이 금리 수준은 1995년 이후 최고치이지만, 미국 정책금리 상단(3.75%)에는 크게 못 미친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근원물가가 2%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하고 있는 만큼, 물가 상승 리스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이러한 인식을 갖고 향후 통화정책회의에서 신중히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시기를 못박지는 않았다.
파생상품 시장에 반영된 9월 추가 인상 확률은 이번 주 초 30%에서 40%로 높아졌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에버코어ISI의 마르코 카시라기·강 류 전략가는 “금리차 지원 없이는 외환시장 개입 효과가 상대적으로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베선트 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우에다 총재를 “오랜 친구”로 부르며 8월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썼다. 그는 BOJ가 “통화·금융 안정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며 “양국은 긴밀한 관계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주 정책 발표 가능성”…시장은 여전히 시험 중
CNBC는 교도통신을 인용해 미국과 일본이 이르면 다음 주 엔화 약세에 대응하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발표는 엔화 약세에 베팅해온 투기적 거래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 재무성은 31일 자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시장 유동성 필요에 대응할 광범위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며 “필요시 미 연준의 외국·국제통화당국용 상설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기구(FIMA 레포 기구) 활용 등 가용 수단을 시장 질서 유지를 위해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장의 시험은 계속되고 있다. 씨티그룹 도쿄지점의 다카시마 오사무 외환전략가는 “미국이 일본의 통화 방어를 도울 의향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단기적으로 달러·엔이 다시 164엔까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추가 개입 경계감에 달러·엔 상단은 당분간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 소재 한 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객들은 이미 162엔대를 겨냥한 엔화 숏(매도) 포지션으로 당국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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