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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하 농협은행장 "바닥 지났다..새로운 '농협銀'으로 쇄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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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리 기자I 2014.05.20 06:00:00

직원들 氣 살리기.."직원들이 위기의식 느끼며 달라져"
2016년까지 IT에 7600억원 투자..2017년 상호금융과 완전 분리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금융은 수치 놀음도 돈놀이도 아닌 ‘사람 얘기’다.”

김주하 NH농협은행장
김주하(사진) NH농협은행장은 ‘인문학 전도사’로 통한다. 지난해 금융지주 부사장 시절에는 그가 접한 인문학 서적을 요약해 회의 때마다 나눠주기도 했다.

김주하 행장은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 농협은행 본점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금융은 단순하게 돈을 세고 버는 일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본질”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혜와 감성을 채워주는 인문학을 통해 농협은행이 ‘사람 냄새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전산사고에 이어 올해 카드 정보유출을 피해 가지 못했다. STX그룹 충당금으로인한 실적 악화도 농협은행을 괴롭혔다. 신경분리 3년 차임에도 시중은행의 이미지가 공고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1월 취임한 김 행장은 농협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전산 부분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기본에 충실한 농협을 강조하며 농협은행 쇄신 작업을 위한 ‘마중물’이 되고 있다.

김 행장은 “농협은행은 바닥을 지났다”며 “직원들이 잘해 주고 있어 올해와 내년만 잘 버티면 이 터널을 벗어나 선두로 나설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981년 농협에 입행한 33년 은행 선배로서 김 행장은 직원들의 기(氣) 살리기에 나섰다. 그는 “최근 농협은행이 대기업 여신 등으로 실적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 직원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소매금융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보이고 있어 곧 다시 일어설 것”이라며 “방카슈랑스·청약저축 등에 최근 시중은행 1위를 하는 등 직원들이 저력을 보여주고 있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6년 지주 전략기획부장을 맡았는데 당시 농협은행은 실적도 고공행진을 하며 소위 잘 나가는 시기였다. 하지만 막상 자세히 들여다보니 판매관리비는 수직상승하고 자산포트폴리오는 PF· 파생상품 등 경기 민감 업종으로 꾸려져 있더라. 그날로 회장께 비상경영을 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그렇게 2007년 말 충당금을 232% 쌓았는데 그걸 5년간 소진했다. 지난 1월 농협은행장에 와 보니 우리는 또 바닥에 있더라. 하지만 직원들이 위기의식을 스스로 느끼고 자발적으로 찾아 일하고 있어 향후 1~2년만 잘 버티면 농협은행은 지금과 다른 선두은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 행장은 직원들에게 ‘주인’ 의식을 항상 강조한다. ‘열 머슴이 병든 주인만 못하다’는 게 그의 신조다. 그는 “말단 신입 행원부터 지점장, 은행장까지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시에 따라 행동하는 피동적인 병사가 아닌 상황을 알고 스스로 준비하는 능동적인 전사형 인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초임 행원 시절 강원도 양계에서 출납계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동기들이 본사 근무를 할 때 4년간 강원도와 경기도를 전전하며 본사 핵심은 근처에도 못갔다”면서 “하지만 조금 작아 보이는 그 일도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했고 그 하루하루가 쌓여서 실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은행장이 되겠다고 생각한 건 한 번도 없다. 결과는 오늘의 나에게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가령 토익 만점과 같은 자격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농협은행이 내 은행이라는 주인 의식만 있다면 나중에 결과는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다.”

그는 ‘신경분리 3년 차’ 농협은행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에 시중은행의 이미지가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농협은행은 그동안 주로 농가나 국가정책금융 등 소매금융 위주로 해오다 2000년 이후부터 기업금융에 뛰어들었다”면서 “대기업 여신을 늦게 시작하다 보니 현재 STX 여신 등으로 인한 어려움은 이로 인한 수업료”라고 언급했다. 이 수업료가 농협은행 직원들에게 분명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행장은 ‘우리투자증권’ 인수가 금융지주뿐 아니라 은행에도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리딩증권사로 도약한 우투증권의 문화를 농협은행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농협금융지주도 우투증권 인수로 자산 290조원의 금융지주로 타 금융지주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의 촘촘히 뻗은 ‘네트워크’와 우투증권의 경쟁의식이 만난다면 시너지는 배가될 것이라는 것.

농협은행은 당초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를 6240억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연초 카드 신용정보 유출로 인한 영업차질이 빚어졌다. 그는 “올해는 충당금을 얼마를 쌓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올해 충당금 비용을 사업계획에서 1조원이라고 했는데 리스크관리와 부실채권 감축 추진 등으로 충당금 비용을 8500억원 수준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7일에는 지난 3개월 동안 신규영업이 정지됐던 농협카드의 영업이 재개됐다. 김 행장은 “고객정보 보호업무 강화를 위해 지난 3월 정보보안본부를 신설했고 정보보호 최고책임자(CISO)를 선임하는 등 고객정보보호와 신뢰도 회복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이 이번 일을 계기로 전산 업무에 더 대대적인 지원을 하는 등 고객들에게 진심이 통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농협은행은 오는 2016년까지 전산 부문 개혁을 위해 76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경기도 의왕에 통합 IT센터를 건립하는 등 그동안 문제가 됐던 농협은행과 상호금융(지역농축협 금융사업)의 전산시스템을 2017년 2월까지 완전히 분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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