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공개된 2016회계연도 예산안은 3조9900억달러 규모의 지출계획과 3조5300억달러의 세수확보 방안이 담겨있다. 이는 자동 예산삭감 제도, 이른바 ‘시퀘스터’에 따라 설정된 법정 상한선을 7% 넘어서는 것이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우리는 재정적으로 책임감을 유지하면서 이같은 규모의 투자를 감당해낼 수 있다”면서 “만약 투자를 회피한다면 심각한 실수를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여유가 없다”며 의회에 협조를 당부했다.
2016회계연도 예산안은 새해 국정연설 기조와 마찬가지로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인상하고 중산층 지원을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예산안에는 도로와 교량 등 공공 인프라 확충에 4780억달러가 배정됐는데, 이는 미국기업이 해외에 보유한 유보금에 일회성으로 14%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통해 상당부분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5340억달러의 국방비 지출 계획이 포함됐으며 이는 상한선인 350억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사이버안보 조치에도 140억달러가 배정됐다.
이밖에 무료 커뮤니티 컬리지 프로그램에 600억달러가 배정됐으며 5세 이하 아동 1명당 3000달러 세제 혜택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공화당이 우세한 미 의회에서 이번 예산안 통과도 난항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나의 접근방식에 동의하지 않는 공화당원들이 있음을 알고 있다. 예전에 말한 것처럼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경제를 성장시키며, 중산층 가정이 경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다른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예산안 공개 직후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번 예산안이 그라운드호그 데이(Groundhog Day)가 될 수 있겠지만, 미국인들은 과거와 같은 낡은 하향식 정책의 반복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라운드호그 데이는 두더지와 비슷하게 생긴 마멋이 겨울잠에서 깨어났다가 되돌아간다는 날로, 같은 날이나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한편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시퀘스터에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 그는 “미국을 강화하는 현명한 투자로 ‘분별없는 긴축(mindless austerity)’을 대체하기 위해 의회와 공조하고 싶다”며 “나는 향후 시퀘스터로 인해 제한된 예산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시퀘스터는) 미국의 안보와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