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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언제 하니?”…설 연휴 잔소리에도 ‘나 혼자 산다’

정두리 기자I 2025.01.27 07:30:22

’1인가구 10명 중 7명 ‘1인 라이프’에 만족
작년 1인가구 월 평균 소득 315만원 수준
매달 130만원 생활비로…50만원 여윳돈
절반 가까이 월세 거주…10명 중 2명 ‘자가’
절반 이상이 대출 보유…평균 잔액 7800만원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평소보다 긴 설 연휴가 많은 이들에게 반갑게 다가오지만, 미혼자들의 경우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친지들이 한마디씩 내뱉을 결혼 잔소리를 생각하면 벌써 눈엣가시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최근 미혼남녀 500명(남녀 각 250명)을 대상으로 ‘설 연휴 계획 및 잔소리’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 중 약 4명이 “결혼은 언제 하니”와 같은 ‘결혼 잔소리’를 들을 것 같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챗GPT
◇1인가구 월 소득 315만원…130만원이 생활비

설 연휴 결혼 잔소리가 나오지 않더라도 가족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무언의 압박을 견뎌야 하는 이들의 모습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최근 1인 가구 확산의 경제적 영향 평가’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35.5%로, 가구원 수 기준 가장 높다. 증가 속도도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후 매우 빠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1인 가구는 청년과 고령층의 비중이 높은 실정이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를 보면 1인 가구 비중에서 40대 이하는 35.9%, 60세 이상은 36.4%를 기록했다. 1인 가구 수 증가율을 인구요인과 비인구요인으로 나눠보면 20~30대는 비인구요인이, 60대 이상에서는 인구요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이들의 1인 가구를 자청하는 이유는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와 경제적 여럭, 취업 등 여러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렇다면 1인 가구의 경제 형편은 어떨까. KB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1인가구는 월평균 315만원을 버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40.8%를 주거비, 식비, 여가비 등 생활비로 지출했다. 생활비로 130만원가량이 소요되는 셈이다.

월 소득 중 생활비 비율은 2022년(38.7%)에 비해 2.1%포인트(p) 증가했는데, 이는 고물가·고금리로 생활비와 대출금 상환 부담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반면 월소득에서 생활비를 지출하고 대출금을 상환하고 저축을 하고 남은 여유자금이 16.2%로 2022년(20.1%)에 비해 3.9%포인트 감소했다. 여유자금으로 굴리수 있는 돈이 매달 51만원 수준인 것이다.

이처럼 1인 가구의 경제 형편은 대체로 다인 가구에 비해 취약한 모습이나 1인가구 10명 중 7명은 1인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1인가구는 71.2%로 2022년(68.2%)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세부 분야별로는 ‘공간·환경’에 만족하는 1인가구가 77.8%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여가생활’, ‘인간관계’, ‘경제력’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1인 생활에 만족하는 경우 결혼 의향이 높다는 것이다. 1인 생활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1인가구는 ‘보통’이거나 ‘만족한다’는 1인가구에 비해 향후 결혼 의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1인가구의 57.6가 향후 결혼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만족한다’고 응답한 62.2%가 결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1인 생활 만족도가 높을수록 결혼하기보다는 혼자 살기를 원할 것이다’는 통념에 반하는 결과였다.

◇절반 가까이 월세 산다…10명 중 2명 ‘자가’

1인가구의 거주 형태를 살펴보면 ‘자가’ 거주자가 21.8%, ‘전세’ 거주자가 30.0%, ‘월세’ 거주자가 45.1%로 나타났다. 2년 전보다 ‘월세‘ 비중은 8.9%포인트 증가한 반면 ‘자가’(-6.2%포인트)와 ‘전세’(-2.1%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주택 구입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1인가구 비율은 53.6%로 절반 이상이 자가의 대한 욕구가 있었다. 구입하고 싶은 주택 유형은 ‘아파트’(77.5%)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1인가구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은 2022년에 이어 2024년에도 ‘유동성 자산’(40.1%)과 ‘예·적금’(36.2%)이었다. 이어 ‘주식·ETF·선물·옵션’(15.0%), ‘일임형·신탁파생형, 채권, 기타’(3.9%), ‘투자·저축성보험’(2.9%), ‘펀드’(1.9%)’의 순이었다. 금리 인상으로 2년전보다 ‘예·적금’비중이 9.5%포인트 증가한 반면 ‘주식·ETF·선물·옵션’과 ‘투자·저축성

보험’은 각각 4.1%p, 4.2%포인트 감소해 전반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 확인됐다.

1인가구 중 절반이 넘는 54.9%가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상품별로는 ‘전세자금대출‘과 ‘학자금 대출’이 각각 3.4%포인트, 2.8%포인트로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부동산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은 각각 1.7%포인트, 1.4%포인트 감소했다. 대출을 보유한 1인가구(54.9%)의 평균 대출 잔액은 7800만원으로 2022년(9900만원)에 비해 2100만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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