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코로나 조사 협력하라"…양제츠 "우한 기원설 터무니없다"

김정남 기자I 2021.06.12 03:10:55

G7 정상회담 첫날, 통화한 미·중 외교 수장
코로나 기원, 대만 문제 등 가시 돋힌 설전

지난 3월(현지시간) 미·중 앵커리지 2+2 회담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사진=AFP 제공)
지난 3월(현지시간) 미·중 앵커리지 2+2 회담에 참석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투명성이 중요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코로나19 기원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블링컨 장관과 양 정치국원이 영국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첫 날인 11일(현지시간) 통화했다. 미국이 G7을 통해 중국 견제를 위한 동맹 규합에 나선 가운데 이뤄진 통화여서 주목 받았다. 두 외교 수장은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가시 돋힌 설전을 벌였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코로나19 기원 조사와 관련해 “세계보건기구(WHO)의 2단계 전문가 주도 연구 등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에 관한 협력과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로 코로나19 유출이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채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중국이 이에 협조하라는 뜻이다.

이에 양 정치국원은 “일부 미국인들이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시작했다는 터무니없는 얘기를 꾸며냈다”고 성토했다. 그는 “코로나19 기원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며 “국제 방역 협력에 집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 문제 역시 거론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에 관한 압박 정책을 중단하고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양 정치국원은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 있다”며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두 인사의 이번 통화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지난 3월 미국 알래스카에서 첫 대면 접촉한 이후 처음이다. 두 외교 수장은 당시에도 각종 현안을 둘러싼 날선 시각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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