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노란꽃머리 나무다리'로 겅중겅중…정영한 '이미지-시대의 단상'

오현주 기자I 2017.09.20 00:10:00

2017년 작
'현실 사물' 낯선 공간으로 순간이동
디지털화면 의도한 초현실주의 세계

정영한 ‘이미지-시대의 단상’(사진=필갤러리)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이 그림, 무조건 재미있다. 노란꽃과 나무사람이 한데 엉켜 어디론가 달려나가는 모양. 그런데 머리가 노란꽃이고 가슴부터 다리까지가 나무인 사람인가. 아니면 그저 노란꽃을 든 나무사람인가. 겅중겅중 뛰는 해변에는 발자국 대신 꽃덩이가 떨어뜨린 그림자만 퍼져 있다.

서양화가 정영한(46)은 이미지를 재현한다. 멀쩡한 사물을 한 번 가본 적도 없는 낯선 공간으로 옮겨놓는 작업이다. 덕분에 작가의 현실이미지는 늘 초현실주의의 세계로 순간이동 중.

‘이미지-시대의 단상’(2017)도 그렇게 그려냈다. 꽃에 붙은 벌레까지 섬세하게 살려낸 대신 표정과 소리를 버렸다. 향도 없다. 어찌 보면 디지털 화면처럼 보인다. 맞다. 언젠가 찾아들지 모를 미래의 한 전경일지도.

내달 26일까지 서울 용산구 유엔빌리지길 필갤러리서 이종구·주태석과 여는 3인전 ‘블루’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 90.9×90.9㎝. 작가 소장. 필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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