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 큰별 지다…'55年 연기인생' 윤소정 누구인가

김미경 기자I 2017.06.17 00:36:23

"마지막까지 연기 혼 불태웠다"
16일 저녁 패혈증으로 타계…향년 73세
유작은 방영중인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남편 연극배우 오현경·딸도 배우 오지혜

연극계 대모 배우 윤소정이 16일 패혈증으로 갑작스럽게 숨을 거뒀다. 고인은 최근 감기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급격이 상태가 나빠지면서 세상을 떠났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연극계 대모인 배우 윤소정이 16일 패혈증으로 타계했다. 향년 73세. 불과 석달 전까지도 건강하게 연기활동을 하던 배우의 갑작스러운 작고에 소속사 측도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윤소정의 소속사 뽀빠이 엔터테인먼트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윤소정 선생이 이날 오후 7시12분 운명했다"며 "패혈증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다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고인은 최근 감기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지만 급격이 상태가 나빠지면서 혼수상태에 빠졌다. 결국 회복하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유작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가 됐다. 

영화감독이자 배우였던 고(故) 윤봉춘의 딸인 고인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배우가 됐다. 1961년 고등학생 시절 연극에 데뷔했지만 1964년 TBC 동양방송 공채 1기 탤런트가 되며 연기를 본격 시작했다. 

그동안 연극과 영화, TV 드라마를 오가며 출연한 작품만 수백여 편에 이른다. 특히 강렬한 캐릭터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사전제작으로 제작돼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가 유작으로 남았다. 이 드라마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자혜대비 역할을 맡았다. 

제작사 관계자는 "아픈 기색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연기에 임했다. 끝까지 아픈 티를 낸 적이 없었다"며 "소속사 측에 확인해보니 얼마 전 아파 병원에 갔는데, 패혈증이 급성으로 진척이 된 상황이었다더라. 아침 빈소가 마련되면 찾아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우 윤소정의 유작이 된 SBS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의 한 장면.
이외에도 드라마 SBS ‘대망’(2002), MBC ‘잘했군 잘했어’(2009), SBS ‘청담동 앨리스’(2012), JTBC ‘판타스틱’(2016) 등에 출연했으며, 영화로는 '올가미'(1997), ‘왕의 남자’(2005), ‘결혼식 후에’(2009),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에서 주연을 맡아 배우 이순재와 황혼 로맨스를 펼쳐 많은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동시에 연극인이었다. 연극 ‘부도덕 행위로 체포된 어느 여인의 증언’(1979), ‘신의 아그네스’(1983), ‘따라지의 향연’(1991), ‘에이미’(2010) 등이 대표작이다. 지난해에는 배우 박근형과 연극 ‘어머니’ ‘아버지’ 무대에 올라 평단으로부터 호평 받았다. 최근 열린 연극인들의 축제인 서울연극제에도 참석해 후배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상복도 많았다. 그동안 16회‧19회 동아연극상, 제31회 백상예술대상 인기상, 제38회 대종상 여우조연상, 제17회 이해랑 연극상, 제15회 히서연극상, 제3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2011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손재주도 뛰어나 젊은 시절 직접 옷을 만들어입다가 1975년 동부이촌동에 아예 의상실을 개업하기도 했다. 20년간 의상실을 운영한 고인은 여러 편의 연극에서 무대의상을 담당하기도 했다. 

고인의 남편은 연극 배우 오현경이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로 처음 만났다. 드라마 촬영으로 새벽부터 바쁘게 나가는 윤소정을 위해 남편 오현경이 커피부터 과일까지 손수 챙기는 결혼 50년차 부부다. 딸 오지혜도 배우로 활동 중이다.

빈소는 서울 성모 장례식장 21호다. 장례는 5일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발인은 20일이다. 장지는 천안공원묘원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