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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전문가시각..반도체랠리의 뒷심은

김상석 기자I 2002.01.04 06:30:27
[edaily=뉴욕] 새해 벽두부터 반도체주들이 광분하고 있다. 어제 하이닉스가 D램가격 인상한데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의 제휴 관련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SIA는 지난 11월중 세계 반도체매출이 1.6% 증가, 2개월 연속 늘었다고 발표함으로써 반도체 랠리를 촉발시켰다. 여기다 오늘은 JP모건의 애널리스트 에릭 첸이 12월중 PC매출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였다면서 1월 중순께 발표될 예정인 인텔에 대해 조기에 매수할 것으로 고객들에게 권고했고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조 오샤는 어제 SIA의 반도체 매출실적 발표와 관련해 반도체 경기회복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라고 평가함으로써 반도체 랠리를 뒷받침해주었다. 통상 1월효과는 기술주들이 주도해온 것이 과거의 경험임을 감안하면 현재까지는 반도체주들이 1월효과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일부에서는 지난해 4/4분기가 경기저점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경제지표들도 곳곳에서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따라서 경기민감주인 기술주, 특히 반도체경기의 회복이 전혀 근거없는 것은 아니라는 표현이 현재의 랠리로 나타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월스트리트 스트래티지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찰스 페인은 "반도체와 관련된 애널리스트들의 평가가 옳은 것이라는 시그널들이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어제 장막판 랠리가 의미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과연 얼마나 랠리로부터 소외되길 두려워하는지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현재 증시는 랠리를 스스로 확대재생산 해가고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결국 경제지표들과 기업실적이라는 양대 축이 입을 모아 상황호전을 예고해주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때보다 경기회복과 실적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기대감이 얼마나 확고한 토대를 확보했느냐 하는데 있다. 오늘도 리먼브러더즈의 애널리스트 에드워드 화이트는 여전히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음으로써 여전히 불안한 구석이 있음을 지적했고, 만일 내일 발표될 12월중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악화된 내용을 보일 경우 최근의 반도체 랠리가 막연한 기대에 기초한 거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귀 기울여 봄직하다. 그렇지만 현재까지는 낙관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는 상태다. 오늘 발표된 신규 실업급여신청자수가 예상보다 악화된 내용이었지만 그 조차도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UBS워버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모리 해리스는 "실업급여신청자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그동안 따뜻했던 날씨가 정상적인 겨울 수준으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최근 나타나고 있는 고용불안의 해소조짐에 반하는 내용은 아니다"라고 평가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실업급여신청자수는 실업률 하향안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이 긴축정책으로 선회하기는 아직 시기상조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구체적인 악재가 돌출하지 않는 한 현재의 반도체주들을 중심으로 한 기술주 랠리는 스스로 모멘텀을 만들어가는 자생력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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