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중국 게임들이 한국 게임들을 속속 대체한 것은 그리 새롭지 않지만, 텐센트가 배틀로얄 게임의 원조 배틀그라운드를 포기하고 현지 게임으로 대체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1년 넘게 닫혔던 중국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더라도 한국 게임이 설 곳이 없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8년 2월 이후 게임 서비스 허가인 판호 발급을 중단했으나 같은 해 12월 재개했다. 올해 4월에는 해외 게임 30종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으나 한국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평정영은 출시하자마자 매출 상위권을 놓치지않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수준급 게임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은 감감 무소식이고, 갈수록 한국 게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사들은 지난 몇년간 최대 매출원이었던 중국 시장의 문이 닫힌 상황에서 PC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등 규제가 지속되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신작 출시도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만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늘렸다면 올해 들어서는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넥슨과 위메이드(112040) 등이 일본에서 게임을 출시했는데 그나마 펄어비스(263750)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성과가 좋은 편으로 꼽힌다.
다작(多作)으로 유명한 넷마블(251270)이 이번 달 들어서야 올해 첫 신작을 내놨다는 사실은 그만큼 게임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오는 20일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까지 이뤄진다면 가뜩이나 게임을 저평가해 온 국내 인식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게임산업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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