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넷마블 신작이 이제야 나온 이유

김혜미 기자I 2019.05.14 05:00:0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최근 한국 게임업계에 또 한번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벌어졌다. 바로 텐센트가 8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중국 서비스를 종료한 것으로, 배그 모바일의 빈 자리는 현지 게임인 ‘화평정영(和平精英)’이 채웠다. 이제 중국 앱스토어 상위 1~3위는 왕자영요(王者英耀)와 화평정영, 완미세계(完美世界) 등 중국 게임이 모조리 휩쓸고 있다.

지난 몇년간 중국 게임들이 한국 게임들을 속속 대체한 것은 그리 새롭지 않지만, 텐센트가 배틀로얄 게임의 원조 배틀그라운드를 포기하고 현지 게임으로 대체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1년 넘게 닫혔던 중국 시장의 문이 다시 열리더라도 한국 게임이 설 곳이 없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8년 2월 이후 게임 서비스 허가인 판호 발급을 중단했으나 같은 해 12월 재개했다. 올해 4월에는 해외 게임 30종에 대해 판호를 발급했으나 한국 게임은 포함되지 않았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평정영은 출시하자마자 매출 상위권을 놓치지않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수준급 게임을 쏟아내는 상황에서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은 감감 무소식이고, 갈수록 한국 게임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게임사들은 지난 몇년간 최대 매출원이었던 중국 시장의 문이 닫힌 상황에서 PC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등 규제가 지속되고,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신작 출시도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대만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늘렸다면 올해 들어서는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넥슨과 위메이드(112040) 등이 일본에서 게임을 출시했는데 그나마 펄어비스(263750)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성과가 좋은 편으로 꼽힌다.

다작(多作)으로 유명한 넷마블(251270)이 이번 달 들어서야 올해 첫 신작을 내놨다는 사실은 그만큼 게임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오는 20일 세계보건총회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까지 이뤄진다면 가뜩이나 게임을 저평가해 온 국내 인식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콘텐츠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게임산업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오늘이다.

텐센트가 이번 달 중국에서 새로 출시한 화평정영.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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