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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이미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금융권에서는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약 2400명의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만 40세(1982년생) 직원도 희망퇴직 대상으로 분류했다. 롯데면세점은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고, 2020년 희망퇴직을 실시했던 전력이 있는 롯데하이마트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최근 희망퇴직을 시작했다.
11월 취업자 수 증가폭은 전년동월대비 62만6000명에 그쳐 6개월째 둔화했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5월(93만5000명) 이후 △6월(84만1000명) △7월(82만6000명) △8월(80만7000명) △9월(70만7000명) △10월(67만7000명) △11월(62만6000명) 등으로 반년째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신규 채용 감소로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000명 감소,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 눈에 띈다.
실물 경기 충격에 경기 후행지표로 인식되는 ‘고용지표’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1.6%로 전망한 상황에서 내년 고용 시장이 나아지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용부 관계자도 “2009년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3~4%를 유지했기 때문에 취업자 증가폭도 30만명 내외를 유지했다”며 “1%대의 경제성장률에서 취업자 증가폭 10만 명대는 추세적으로 예측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고용부는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 80만명대 취업자 증가폭은 이례적인 것으로 이제까지 통계작성 이후 80만명대 증가는 IMF 사태를 막 벗어난 2000년 이후 처음”이라며 “올해도 1~3월 취업자가 폭증하면서 내년 상반기 취업자 증가폭 전망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한파에도 고질적인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실물경기 침체로 실업자가 늘어도 ‘빈 일자리’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채용이 이뤄지면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지만 비어 있는 일자리라는 의미에서 구인난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빈 일자리 수는 20만8000개로 1년 내내 20만개 밑으로 줄지 않고 있다.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한다.
고용부 관계자는 “인력이 과잉된 곳에서 나온 사람들이 최대한 빨리 빈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직 지원과 직업훈련을 강화하는 등 고용서비스를 고도화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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