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위원 리뷰
KCO와 랄프 고토니의 모차르트 교향곡 전곡 연주
국내 최초의 '모차르트 교향곡 사이클'
조화로운 지휘·연주로 즐길 만한 음악회 선봬
[황장원 음악 칼럼니스트] 지난 13일과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감회 어린 설렘으로 가득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챔버 앙상블인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KCO)가 ‘모차르트 프로젝트’의 재출범을 알리는 공연 ‘KCO와 랄프 고토니의 모차르트 교향곡 46 전곡 연주 시리즈’를 열었던 것. 모차르트가 남긴 교향곡 46곡을 모두 열 차례의 시리즈 공연을 통해서 완주하는 이 대장정은 KCO의 창단 55주년이었던 지난 2020년에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2019년 말 출범을 알린 두 번의 공연을 가진 다음 나머지 공연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국내 최초로 추진되는 ‘모차르트 교향곡 사이클’이라는 역사적 의의,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졌던 연구와 준비, 병행해서 진행되는 음반 녹음 등을 고려하면 반드시 이어가야 할 프로젝트였다. 그리고 2년여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재개된 프로젝트에서 KCO는 시리즈의 세 번째와 네 번째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대장정의 동력을 힘차게 되살렸다.
 | |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KCO와 랄프 고토니의 모차르트 교향곡 46 전곡 연주 시리즈 4’ 공연 장면. (사진=KCO, 인아츠프로덕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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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뜻깊은 프로젝트를 위해 KCO는 그간 객원지휘자로 인연을 쌓아온 랄프 고토니를 고정 파트너로 초빙했다. 고토니는 핀란드 출신의 저명한 피아니스트면서 잉글리시 챔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노스웨스트 챔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 등을 역임한 베테랑 지휘자다. 이번 프로젝트의 원동력은 물론 KCO가 오랜 이력을 통해서 축적한 자원과 경험에서 나왔지만, 이제까지 공연을 통해 보여준 안정적이고도 일관성을 견지한 해석과 연주력은 상당 부분 고토니의 풍부한 경험과 역량 덕분이라고 해야겠다. 고전적 연주양식에 대한 융통성 있는 접근을 바탕으로 악곡의 세부와 전체를 조화롭게 아우르는 그의 지휘는 모차르트 음악의 다양한 매력을 가감 없이 고르게, 동시에 소담스럽고 세련되게 살려내 자칫 학구적으로 흐를 수도 있는 프로젝트를 충분히 즐길 만한 음악회로 안착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시리즈 세 번째 공연에서는 3번, 13번, 23번, 43번 등 뒷자리가 3으로 끝나는 번호의 교향곡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다음 34번으로 마무리됐다. 이 가운데 이탈리아 서곡 형식을 취한 23번의 흥미진진한 전개가 돋보였고, 잘츠부르크 시대의 마지막 해를 장식한 34번의 충실한 연주도 좋았다. 16일 네 번째 공연에서는 4번, 14번, 44번, 24번에 이어 33번이 피날레를 장식했는데, 14번과 44번의 3악장, 24번의 1악장 등 앞선 공연보다 흥미로운 대목들이 많아 한층 즐길 만했다. ‘모차르트의 전원 교향곡’으로 일컬어지는 33번에서 자연미와 인간미가 물씬 우러나던 생동감 넘치는 연주도 만족스러웠다.
이번 시리즈에는 매 공연마다 모차르트의 협주곡이 한 곡씩 배치됐는데, 교향곡만 나열할 경우 자칫 유발될 수 있는 지루함을 누그러뜨리기에 적절한 포석이라 사료된다. 13일에는 독일을 중심으로 활약하며 스웨덴의 BIS 레이블에서 음반도 내고 있는 박수예가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협연했는데, 나이(22세)답지 않은 안정감과 풍부한 음색을 바탕으로 한 폭넓은 표현력이 인상적이었다. 16일의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에서는 박수예의 바이올린과 이수민의 비올라가 어우러졌다. 박수예 못지않게 이수민의 짙은 음색과 집중력 있는 연주도 돋보였고 두 연주자의 호흡도 좋았다.
KCO의 ‘모차르트 프로젝트’는 오는 6월 24일과 2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