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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텝 후폭풍…증권사들, 신용금리 인상 러시
DB금융투자(016610)는 오는 6월부터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0.2%포인트(p)씩 인상하기로 했다. 90일 넘게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면 최대 연 9.71% 이율이 적용된다.
유안타증권(003470)은 이달 23일부터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구간별로 0.25%p씩 인상한다. 마이론 골드 등급 고객이 90일 넘게 신용거래융자를 이용하면 기존에는 9.45%의 이율만 적용됐지만, 앞으로는 9.70%가 부과된다.
선제적으로 이자율을 높인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003540)은 이달 6일부터 이자율을 상향했다. 지난해부터 오른 기준금리 인상분을 고려해 종전 대비 0.5%p씩 금리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가 90일 이상 신용거래융자 사용 시 최대 연 9.0%의 이율이 적용된다. 메리츠증권(008560)은 지난 2일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03%p 높였다. 90일 초과 사용 시 최대 연 8.8%의 연리가 부과된다.
증권사들이 잇달아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인상한 것은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준금리(양도성예금증서 금리 91일물 등)와 가산금리로 결정되는데, 시장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면 이자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데 이어 이달에는 0.5%p를 한 번에 올리는 ‘빅스텝’ 인상을 단행했다. 국내 기준금리도 지난 4월 1.5%로 상향 조정되면서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시장에선 미국 연준이 연내 두 차례 더 빅스텝 인상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간·고객등급별 이율 천차만별…2배 차이
이자율이 급격히 인상됨에 따라 신융거래융자 이용 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업체별 사용기간 및 고객등급에 따라 이자비용이 천차만별인 만큼 자세히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27개 증권사가 금융투자협회에 공시한 신용거래융자 이자비용(6일, 대표이자율 기준)을 분석하면, 90일 동안(기간누적) 100만원 빌릴 때 가장 높은 이자를 부과한 업체는 한양증권(001750)으로 2만3425원이었다. 뒤이어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 2만2432원, 키움증권(039490) 2만2191원, DB금융투자 2만2019원 순이었다.
반면 상상인증권(001290)은 1만2671원으로 가장 낮았다. 한양증권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다만 상상인증권은 고객등급별 이자율 격차가 컸다. S등급의 고객이 90일 초과~180일 기간 내 신용거래융자 사용 시 연이율은 6.2% 수준이었지만, 같은 기간 E등급의 고객은 10.85% 이율을 부담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하락장 국면에서 신용거래융자 이용 시 투자자의 손실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용융자는 투자자의 기대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용도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옵션”이라면서도 “반대로 투자자의 손실을 키울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