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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좋아진다는데 왜 여기저기서 파업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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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09.27 0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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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체 부·기업이익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
근로자 몫 나타내는 지표는 제자리 걸음
반도체 수출로 벌어들인 돈 가계로 확산 안돼
"특정 섹터 집중 심화할수록 내수 확산 효과 제한"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요즘 살림살이는 좀 나아지셨습니까. 명절 연휴에도 친척들이 모여 경기가 좋아지는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단 이야기를 많이들 나누었을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다니는 사람들만 좋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카카오노조원들이 지난 6월 1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카카오노조원들이 지난 6월 1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3% 중반은 거뜬히 달성하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달러 달성 이후 12년 만에 4만달러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대호황으로 기업 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찍었지만 정작 근로자의 몫은 아직 제자리 걸음 중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나오는 국내총생산(GDP), 수출, 기업이익 등 커다란 숫자들은 나와 상관 없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낯설지만 와닿는 지표를 하나 들여다보면 왜 내 지갑엔 큰 변화가 없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바로 ‘피용자보수’라는 겁니다. 노동자가 한 분기 또는 한 해 동안 받은 임금, 급여, 그리고 사용자가 부담하는 사회보험료 등을 모두 합친 개념입니다. 가계 소득에는 포함되지 않는 4대 보험 등은 포함돼 있고, 자영업자 소득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근로 소득과 같지는 않지만, 국가 전체 부(富) 중에서 급여 소득자에게 돌아간 몫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위: %, 자료= 한국은행)
(단위: %, 자료= 한국은행)
가장 최신 통계인 올해 2분기를 볼까요. 2분기 피용자보수는 1분기 대비 1.9%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같은기간 기업 이익을 나타내는 총영업잉여는 18.5% 오르며 관련 통계를 낸 2010년 2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9.2% 증가했습니다.

가계와 기업 간 극명한 온도 차는 수출 호조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발생한 과실이 아직 근로 소득으로 흐르지 못하고 기업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경제 회복세에도 공장과 사업장 곳곳에서는 파업과 쟁의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도 이같은 온도 차에서 비롯됩니다. 인공지능(AI)발 특수를 누린 삼성전자와 LS전선뿐 아니라 자동차·조선 등 업황이 좋은 업종 전반, 나아가 카카오 같은 비제조업까지 확산하는 모양새입니다.

성장의 몫이 기업과 근로자에게 고르게 나누어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노동자들의 요구도 바뀌었습니다. 과거의 임금 협상은 “임금을 몇 % 올려달라”는 정률 인상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회사가 번 이익의 몇 %를 근로자 몫으로 못박아 달라”는 이익공유제 요구가 중심입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특수를 누리고 있는 대만의 마이크론 노조는 사상 최대 규모의 보상안을 받고도 이를 거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연동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 시행, 반도체 쏠림 심화와 분배 지표 악화 등에 따른 불만이 누적되면서 이익 공유 요구가 전 업종에서 더 넓고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잇따른 파업과 노사 갈등을 ‘기업 대 노조’의 단순한 싸움으로 봐선 안 됩니다. 우선 핵심 제조업의 조업 중단은 전후방 연관 산업으로 여파가 확산돼 수출 및 생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전문가들은 더 근본적으로 반도체발 수출 호조의 수혜가 일부 기업에만 머무르게 될 경우 업종·가계 내, 가계·기업 간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경제 전체의 활력과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포스코가 올해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을 시행한 것은 우연이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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