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중에는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 때문에 퇴출된 약이 있습니다. 바로 리덕틸입니다. 이 약은 심혈관질환 부작용 때문에 이제는 쓰지 않습니다.
비만약 중 로카세린,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성분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3개월 이상 처방은 불가능합니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은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억제합니다. 식욕억제 효과는 강력하지만 부작용도 강합니다. 가장 큰 부작용은 불면증이고, 기계조작이나 운전은 이 약을 먹는 동안에는 피해야 합니다. 노르페이테프린, 도파민 등은 우리 몸이 기분이 좋거나 감정적으로 흥분하면 나오는 물질들이기 때문에 이 약을 먹으면 불안하거나 흥분상태에 놓일 수 있습니다. 또 약을 갑작스럽게 끊으면 극도의 피로나 우울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로카세린은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에 작용합니다. 식욕억제중추에 있는 세로토닌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음식을 적게 먹어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 약 역시 주의력이나 기억력 등 중추신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약을 먹는 동안에는 위험한 기계나 자동차 운전을 피해야 합니다. 정해준 약 이상을 먹으면 쉽게 흥분할 수 있습니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 성분의 약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광동제약(009290)의 콘트라브인데, 알코올중독치료제 성분인 날트렉손과 우울증치료제 성분인 부프로피온이 합쳐진 약입니다. 이 약도 펜터민과 마찬가지로 노르에피네피렌, 도파민에 작용을 합니다. 다만 펜터민이 분비를 늘린다면 이 약은 재흡수를 막아 식욕을 억제합니다. 그래서 이 약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6개월까지 약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약은 알코올 섭취가 많거나 비만으로 인해 우울증이 있는 사람, 음식중독 환자에게 적당합니다.
이들 약이 뇌에 작용한다면 올리스타트 성분은 비만의 원인인 지방에 집중합니다. 이 약은 췌장에서 나오는 지방분해효소를 억제합니다. 우리 몸이 지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효소로 분해를 해야 하는데, 이 효소를 억제하니 지방이 우리 몸에 분해·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밖으로 배출됩니다.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의 흡수를 30%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약은 육류 섭취가 많은 사람에게 적당합니다. 하지만 지방흡수를 막으면서 지용성비타민의 흡수도 막기 때문에 비타민 A·D·E·K 등은 추가로 챙겨야 합니다.
약으로 비만을 해결할 수 없다면 수술도 한 방법입니다. 위절제·위우회 수술이 바로 그것인데 내년 1월부터는 비만환자가 이런 수술을 받을 때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BMI(체질량지수) 35이상, BMI 30이상이면서 고혈압·수면무호흡·관절질환·위식도역류질환·2형당뇨병·고지혈증·천식 등 대사관련 합병증을 동반한 사람입니다. 가수 신해철이 이 수술을 받은 뒤 합병증으로 사망하면서 위험한 수술로 알려져 있지만 비만과 혈당수치 개선에 효과가 있는 수술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이 수술을 받으려면 1000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비용 때문에 수술을 주저하던 환자들이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비만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비만과 이로 인한 합병증에 드는 직접적 의료비, 간접적 사회비 부담보다 수술비 지원으로 인한 의료비 절감효과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