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 약 종류 늘고 수술 건강보험 지원…선택 폭 넓어져

강경훈 기자I 2018.12.29 04:00:00

''식욕억제'' 뇌 작용 약 부작용 심해
지방흡수 막고 인슐린 분비 늘리는 약도 나와
위우회·절제술 1월부터 보험 적용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식욕’은 위·장 같은 소화기관이 아니라 우리 중추신경이 관장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나온 비만치료제는 대부분 중추신경의 식욕 중추를 억제했습니다. 그래서 비만치료제 중에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약들이 많습니다.

비만치료제 중에는 효과는 좋지만 부작용 때문에 퇴출된 약이 있습니다. 바로 리덕틸입니다. 이 약은 심혈관질환 부작용 때문에 이제는 쓰지 않습니다.

비만약 중 로카세린,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성분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3개월 이상 처방은 불가능합니다. 펜터민과 펜디메트라진은 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억제합니다. 식욕억제 효과는 강력하지만 부작용도 강합니다. 가장 큰 부작용은 불면증이고, 기계조작이나 운전은 이 약을 먹는 동안에는 피해야 합니다. 노르페이테프린, 도파민 등은 우리 몸이 기분이 좋거나 감정적으로 흥분하면 나오는 물질들이기 때문에 이 약을 먹으면 불안하거나 흥분상태에 놓일 수 있습니다. 또 약을 갑작스럽게 끊으면 극도의 피로나 우울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로카세린은 시상하부의 식욕억제중추에 작용합니다. 식욕억제중추에 있는 세로토닌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음식을 적게 먹어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 약 역시 주의력이나 기억력 등 중추신경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약을 먹는 동안에는 위험한 기계나 자동차 운전을 피해야 합니다. 정해준 약 이상을 먹으면 쉽게 흥분할 수 있습니다.

날트렉손-부프로피온 성분의 약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광동제약(009290)의 콘트라브인데, 알코올중독치료제 성분인 날트렉손과 우울증치료제 성분인 부프로피온이 합쳐진 약입니다. 이 약도 펜터민과 마찬가지로 노르에피네피렌, 도파민에 작용을 합니다. 다만 펜터민이 분비를 늘린다면 이 약은 재흡수를 막아 식욕을 억제합니다. 그래서 이 약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아 6개월까지 약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 약은 알코올 섭취가 많거나 비만으로 인해 우울증이 있는 사람, 음식중독 환자에게 적당합니다.

이들 약이 뇌에 작용한다면 올리스타트 성분은 비만의 원인인 지방에 집중합니다. 이 약은 췌장에서 나오는 지방분해효소를 억제합니다. 우리 몸이 지방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효소로 분해를 해야 하는데, 이 효소를 억제하니 지방이 우리 몸에 분해·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밖으로 배출됩니다.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의 흡수를 30% 정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약은 육류 섭취가 많은 사람에게 적당합니다. 하지만 지방흡수를 막으면서 지용성비타민의 흡수도 막기 때문에 비타민 A·D·E·K 등은 추가로 챙겨야 합니다.

최근에 관심을 끄는 약이 주사제인 ‘삭센다’(사진)입니다. 약은 원래 당뇨치료제로 개발된 약인데, 포만감을 느끼는 GLP-1 호르몬 유도체입니다. GLP-1은 소장 세포에서 혈당농도가 올라가면 분비되는데,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합니다. 또 위장관 운동을 느리게 해 조금만 먹어도 위가 포만감을 느끼도록 만듭니다.

약으로 비만을 해결할 수 없다면 수술도 한 방법입니다. 위절제·위우회 수술이 바로 그것인데 내년 1월부터는 비만환자가 이런 수술을 받을 때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BMI(체질량지수) 35이상, BMI 30이상이면서 고혈압·수면무호흡·관절질환·위식도역류질환·2형당뇨병·고지혈증·천식 등 대사관련 합병증을 동반한 사람입니다. 가수 신해철이 이 수술을 받은 뒤 합병증으로 사망하면서 위험한 수술로 알려져 있지만 비만과 혈당수치 개선에 효과가 있는 수술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이 수술을 받으려면 1000만원 정도가 들었습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비용 때문에 수술을 주저하던 환자들이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비만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로 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비만과 이로 인한 합병증에 드는 직접적 의료비, 간접적 사회비 부담보다 수술비 지원으로 인한 의료비 절감효과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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